[앵커]
음주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일단 도망쳐 시간을 벌려는,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의 이름을 딴 이른바 '김호중 수법'이 늘어나는 중입니다. 3m 고가도로에서 추락하는 사고를 내고도 그대로 도망친 운전자도 있었습니다.
구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깊은 밤, 오토바이 뒤 차량이 상향등을 켜면서 시비가 붙습니다.
[왜 그러는데요? 예?]
차량 운전자에게 술 냄새가 났습니다.
[술 먹었네? 어.]
신고하자, 오토바이를 치고 그대로 도주합니다.
[아, 도망갔어요. 저 박고.]
이 차량, 얼마 못가 고가도로에서 추락했습니다.
3미터 높이였습니다.
운전자는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1시간 반 뒤 검거됐습니다.
사고 뒤 도주, 부산 해운대에선 이틀 연달아 일어났습니다.
만취해 가로등과 부딪힌 포르쉐 운전자는 7시간 만에 집에서 붙잡혔습니다.
뒤집힌 차량을 남겨놓은 벤츠 운전자는 사흘째 잠적 중입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들은 이렇게 이런저런 흔적만 남기고 달아났는데요.
음주 사고 후 일단 도망치고 보는 이른바 '김호중 수법'에 경찰은 골머리를 썩고 있습니다.
음주 측정을 피하고 일정 이상 시간이 지나면 혐의를 벗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백용국/부산 해운대경찰서 교통조사팀장 : 이렇게 되면 조사 기간이나 이런 게 시간이 많이 필요하니까 한계가 있죠.]
음주 의심 사고 뒤 술을 더 먹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도 공공연합니다.
지난달 운전 연습을 하던 19살 여성을 숨지게 한 포르쉐 운전자, 만취 상태에서 시속 159km로 달렸습니다.
가해 운전자는 병원에 이송된 틈을 타 편의점에서 술을 사 마셨습니다.
재판에 넘겨졌는데 공소장엔 추정 음주 수치만 담겼습니다.
꼼수를 부리면 더 큰 처벌을 받도록 하는 입법이 시급합니다.
[취재지원 임예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