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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재중, 감격의 20주년 "단맛 있었기에 쓴맛도 강렬했죠"

입력 2024-07-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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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김재중, 감격의 20주년 "단맛 있었기에 쓴맛도 강렬했죠"

감격의 20주년이다.


김재중이 지난달 26일 20주년 기념 앨범인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으로 돌아왔다. 2년만에 낸 한국 앨범으로 애정과 열정을 꾹 눌러 담았다.


김재중에게 올해는 유독 기분 좋은 변화가 많다. 15년만 지상파 예능인 KBS 2TV '편스토랑'에 출연하는가 하면 8월 2일 MBN '나쁜 기억 지우개'로 드라마 복귀도 앞두고 있다.


그럼에도 "무대 위가 가장 좋다"는 김재중이다. 김재중은 인터뷰 하루 전날 앨범 속 오타를 발견했다며 "미리 찍은 앨범 전량을 다시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스티커로 수정하는 방법도 있다는 말엔 "어떻게 만든 앨범인데 그렇게 할 순 없다. 손해를 보더라도 최상의 퀄리티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동방신기로 데뷔해 지금의 김재중이 되기까지. 참 곡절 많은 세월이었고 덕분에 웬만한 위기에는 끄덕없는 김재중임에도 여전히 음악 그리고 팬에 대한 대단한 애정이 느껴졌다.


김재중은 그간 힘들었던 순간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도 주저 없이 팬을 꼽았다. 그는 "고난도 있었고 실수와 사건들 때문에 충분히 떠나갈만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막론하고 조용하게 곁을 지켜준 분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20주년 앨범 발매 소감은.

"지금까지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앨범이다. 20년동안 겪은 경험과 노하우·감정을 담았다. 두가지 종류인데 하나는 과거를 볼 수 있고 다른 하나는 현재 내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방신기 시절로 돌아가볼까 싶었다. (다시 재현해 본 소감은.) 부끄러웠다. 긴머리칼이 어색하고 창피했다. 그럼에도 영광스러운 과거의 한 부분이니까 팬들에게는 소중한 사진이 될 듯 하다."


-'허그' 때처럼 교복을 입고 찍은 것도 있다.

"그 착장을 다시 입어봤을 때 희한하게 '허그'가 생각 안나고 '주문(MIROTIC)'이 생각났다."


-특별히 '주문(MIROTIC)'이 생각났던 이유는.

"'주문(MIROTIC)' 전에 일본에서 오리콘 제패하고 국위선양하고 컴백한 느낌이었다. 그만큼 자부심이 많았다. 일본에선 좋은 성적이지만 한국에선 그 이상의 결과를 내야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어린 청년들의 멋짐을 보였다면 조금 더 남성미를 보여주자 하고 만들었던 컨셉트였다. 그 앨범 때 이미 2PM이 '짐승돌'이라 우리가 상대적으로 약하긴 했다(웃음). 하지만 음악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큰 성적을 낼 수 있었다."


[인터뷰]김재중, 감격의 20주년 "단맛 있었기에 쓴맛도 강렬했죠"
-어느덧 불혹을 앞두고 있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건 무엇이라 생각하나.

"정체성이 바뀐 건 아닌 듯 하다. 다만 세상을 바라볼 때 다채롭게 이해하려고 한다. 물론 자기고집은 훨씬 더 강해졌다. 나쁜 어른이 될까봐 겁이 났다. 생각하는 의도나 그런건 아직 나쁜 어른까진 아닌 듯 하다. 어른으로 수십년을 더 살아야하니까 스스로가 단단해지고 싶은데 지금도 (생각하는 게) 애기다."


-유튜브 채널 '재친구'를 하면서 후배 아이돌들과 소통할 기회가 늘었을텐데 선배로서 느낀 게가 있다면.

"아이돌 후배들 만나면 '벌써 5년이나 됐어요' '7년이나 했네요' 이런 말들을 많이 한다. 아이돌의 생명이 길지 않다는 생각을 은연 중에 하고 있는 거 같아서 좀 안타까웠다. 계약기간이 짧다고 하더라도 수명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충분히 찾을 수 있다. 후배들이 나를 봤을 때 '이렇게 오래하는 선배들이 있구나' '우리도 할 수 있구나'와 같은 작은 귀감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난 20년을 돌이켜보면 어떤 시간이었을까.

"즐거운 시간도 있었고 그렇지 못한 시간도 있었다. 데뷔 때부터 순탄하게 큰 성공을 맛 봤다. 이후에 순탄하지 않은 파도도 있었기 때문에 늘 감사했다. 단맛이 있었기에 쓴맛이 강렬했달까. 일이 있으면 감사한 사람이었는데 아주 잠깐 일이 순탄하게 풀리지 않을 땐 심적인 배고픔도 있었다. 배고플 땐 사리분별 안될 때도 있는데 크기에 상관없이 감사하고 좋고 나쁨의 구분을 할 수 있는 어른이 됐다는 것만으로도 그 과정이 감사하다."


-사리분별이 안된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내가 하는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고 경제관념도 없던 시절도 있다. 'ENFJ'라 사람이 다가오면 좋아한다. 그러다가 실패도 하고 당하기도 많이 당했다. 그렇다보니 사소한 걸로 행복함을 느낀다. 그 인원이 많지 않아도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감사하다."


-힘든 시기는 어떻게 버텼나.

"팬들의 사랑 덕분이다. 열렬하게 응원해주는 팬도 있지만 존재감이 흐리고 약한 팬들도 있다. 마치 잔잔한 잔디여도 그게 모여 앨범명처럼 가든이 된다. 그런 분들 덕분에 지금까지 할 수 있었다. 고난도 있고 실수와 사건들 때문에 충분히 떠나갈만한 이유도 있었겠지만 그런 이유와 조건들을 막론하고 존재감 과시없이 은은하게 내 옆에서 조용히 응원해준 분들이 있어서 버텼다. 그 분들이 있으니 뭐 하나라도 더 해보자 하는 마음이었다."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가 팬송인게 인상 깊다.

"진짜 살아있음에 감사하다. 살아있음에도 감사한데 내게 무언가 할 수 있는 임무가 주어진 건 더 감사하다. 쓸모있는 사람이라는 자체가 너무 좋더라. 쓸모 있게 만들어 준 팬들 덕분이다. 함께해 나가기 때문에 모든 날들이 영광스러운 거 같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동방신기로 다시 만날 순 없을까. 멤버들끼리 소통은 없는지.

"소통은 (멤버들끼리) 직접 하면 너무 좋은데 지인을 건너서 해야 한다. 뭔가 화해의 장을 만들어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근 SNS에서 '얼굴천재 차은우 이전에 김재중 있었다'는 반응이 많다.
"그건 절대 금기어다(웃음). 그분은 미남 계열이다. 나는 한참 멀었다."

-그래도 NCT127 태용·라이즈 원빈 등 SM에서 꾸준히 '재중상' 후배들도 나오고 있는데.
"감사하다. 라이즈 원빈 씨가 동방신기 무대를 커버했는데 내 파트를 하더라. 나보다 더 잘해서 놀랐다."

-KBS 2TV '편스토랑'도 나오고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주변에서도 너무 축하한다고 응원해주고 기분 좋다. 내가 뭔가 하면 다 축하한다고 하니까 눈물나게 좋을 때가 많다. 애기 때 숟가락만 잘 들어도 '오구오구' 해주는 느낌이랄까. 버티고 기다린 결과 좋은 결과들이 나오니 더 기쁘다."


[인터뷰]김재중, 감격의 20주년 "단맛 있었기에 쓴맛도 강렬했죠"
-다방면으로 많은 도전을 하고 있는데 또 관심있는 분야가 있다면.

"회사를 설립했으니 당연히 경영 부분에서도 잘 서포트 해주고 싶다. 경영을 하다 보면 딱딱해지는 순간도 있지만 난 플레이어의 입장이다 보니 그건 장점이라 생각한다. 그룹 활동도 해보고 솔로 활동도 해봐서 연습생들로부터도 장점을 더 잘 발견하고 이끌어낼 수 있다."


-소속사 인코드를 설립한지 일년됐다. 큰 결심이었을텐데.

"전 소속사를 나왔을 때 많은 곳에서 연락왔다. 큰 돈을 제시한 곳도 있지만 다 거절했다. 난 막대한 조건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들과 내가 마음이 같은지가 더 중요했다. 세상의 일부를 좋게 변화하고 싶었다. 과정이 매끄럽진 않았지만 아이돌 표준계약서가 생긴 것도 내가 엔터업계에 큰 이바지 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작은 변화가 큰 바람을 불러 일으킬거라 생각한다. 그 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 그게 목표이자 꿈이다. 물론 쉽진 않을 거다."


-이번 앨범으로 얻고 싶은 평이나 성과가 있다면.

"멘탈이 강력해서 혹평을 해도 상관 없는데 과연 이 앨범을 혹평할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20년의 내공이 있는 앨범이다. 키가 높지만 라이브로 가능한 곡만 넣었다."


-20년간 여러 사건을 겪으며 초월한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이렇진 않았을텐데.

"수많은 사건사고와 일들이 있었지만 나를 한꺼풀 벗겨 나갈 때마다 내 순수함보단 악한 모습이 나오는 게 너무 싫었다. 그걸 벗겨내는 노력을 많이 했다. 멘탈은 사생(사생활까지 쫓아다니는 집단을 일컫는 말) 때문에 강해졌다. 극단적인 생각까지 할 정도로 힘들었다. 실제로 겪으면 장난 아니다. 한명한테만 시달려도 병이 오는데 너무 심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멘탈이 정말 세졌다. 산소를 마셔야 하는데 이산화탄소를 마시는 기분이었다. 그때 고통스러웠는데 겪고 나니까 이제 웬만한 걸론 멘탈이 무너지지 않는다."


-가수 김재중의 다음 20년을 생각해본다면.

"무대에서 머리 털 때가 많은데 흔들 머리가 있는 한 계속 하고 싶다. 매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진 않았지만 안보이는 곳에서 계속 활동했다. 회사에 손해가 가도 꾸준히 앨범을 내고 싶다."


-배우로도 활동 중인데 가수와 배우 활동 중 더 끌리는 건 무엇인가.

"무대다. 그걸 따라갈수가 없다. 에너지가 엄청나서 쪼그라드는 느낌까지 든다."


-2세대 아이돌로서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그래프의 높낮이는 중요하지 않은 듯 하다. 인간은 90도로 떨어지는 일은 없다. 좋은 멘탈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만들다 보면 그 만들어진 작품을 통해서 사람이 느껴진다. 건강한 멘탈을 유지한다면 가끔 내리막을 걸을 수도 있지만 속도를 늦추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충분히 잘하는 걸 찾아가고 자기 가치를 알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같이 버텨준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깐 휴식기를 갖고 연예계를 떠나려고 한 시절도 있는데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잡아준 팬들에게 감사하다. 불안한 시기도 많았을텐데 혹한기가 찾아와도 꿋꿋하게 무너지지 않고 응원해주고 함께 있어줘서 감사하다. 사랑한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인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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