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래되고 낡은 전통시장 역시 해마다 폭우에 큰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저희가 지난해 물에 잠겼던 전통시장들을 돌아보니, 아직 대비가 완전치 않습니다.
상인들은 "또 운에 모든 걸 맡겨야 하느냐"고 하소연하고 있는데, 시장들은 조승현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시장 통로엔 물이 가득 찼고 지나는 사람들은 바지를 걷었습니다.
큰비와 태풍이 겹쳤던 지난해 8월 모습입니다.
[황숙희/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 : 60년을 넘게 태어나고 자랐지만 그런 폭우는 처음 봤어요. 진짜 어마어마했어요.]
물이 들어차면 생계는 망가집니다.
신발 가게 주인은 신발 1000만원 어치를 고스란히 버렸습니다.
[이춘실/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 : 말렸다 해도 빗물이라서 냄새나요. 그러기 때문에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신발은 버려야 해요.]
역시 물난리를 겪은 서울 관악구 다른 시장.
2년이 지났지만 아직 그때 공포는 남았습니다.
사연은 다르고도 비슷합니다.
[이현숙/서울 관악신사시장 상인 : 물 넘어갈 때 이렇게 해서 여기다 이걸 물건을 막 쌓았어요. 이렇게 막 급하니까 어떡해.]
다시 돌아온 장마철, 이런 전통 시장을 둘러봤습니다.
사비 들여 물막이판을 만들고 가게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가져다놨습니다.
물 잘 빠지도록 하수관은 청소했습니다.
하지만 이걸로 피해를 막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시장 쪽으로 물이 흘러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 현장에 모래주머니가 준비돼 있습니다. 제설함 안에 있는데 열어 보니 모두 터져 있습니다. 그 옆의 제설함을 보니 모래주머니 말고도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습니다.
물건을 높이 올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는 상인들,
[신대은/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상인 : 시간당 70~80㎜, 100㎜ 오게 되면 천재지변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저 운에 맡길 뿐이라고 자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