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이학영 국회부의장 등 야권 인사들의 한국복합물류 취업 청탁 의혹 수사를 재개했습니다. 지난해 이 사건 관련 압수 수색이 이뤄진 지 1여년 만에 수사가 다시 진행된 겁니다.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왼쪽)과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사진-JTBC 자료화면〉
오늘(28일) JTBC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 최재훈)는 최근 한국복합물류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이 수사는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3만여 개의 통화 녹음파일에서 비롯됐습니다.
이 전 부총장이 CJ 자회사인 한국복합물류에 상근 고문으로 취업하는 과정에서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개입했다는 의혹, 이학영 부의장이 한국복합물류에 지인의 취업을 청탁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내용이 녹음 파일에서 나오면서 '사업가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이 전 부총장의 개인 비리 혐의를 넘어 수사가 확장된 겁니다.
이 전 부총장은 2020년 4월 총선에서 서울 서초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같은 해 8월 이 회사에 상근 고문으로 들어가 1년간 재직했습니다. 약 1억 원의 연봉을 받았습니다.
한국복합물류는 CJ대한통운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이지만, 국토교통부 소유 부지에 화물터미널 시설물을 건설해 사업한다는 이유로 관행적으로 국토부 추천 인사를 상근 고문으로 임명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상근 고문직은 통상 물류 정책 경험이 있는 국토부 퇴직 관료가 맡아왔는데 당시 방송작가 출신의 이 전 부총장이 국토부 추천을 받아 취업한 걸 두고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이정근 전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연합뉴스]
이 전 부총장은 낙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노 전 실장을 만났고 '실장님 찬스뿐'이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 전 부총장이 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장도 맡았는데 겸직 논란이 불거지자, 이 전 부총장은 다시 노 전 실장에 도와달라고 했고 "겸직 가능"이란 답이 왔습니다. 한 달쯤 뒤 이 전 부총장은 한국복합물류에 고문으로 취업했습니다.
▶[트리거] 이정근 "실장님 찬스" 보내자…노영민 "겸직 가능"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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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노 전 실장의 입김으로 이씨가 한국복합물류 상근 고문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2022년 11월 한국복합물류와 국토교통부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한 달 뒤엔 노 전 실장을 출국 금지했습니다. 노 전 실장은 "청와대에서 국토부에 이런 지시를 할 권한이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검찰은 또 이 부의장의 보좌관 등이 특정인 취업을 위해 한국복합물류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에 지난해 2~3월에 걸쳐 이 부의장의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