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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먹어야 살잖아" 땡볕에 줄 선 노인들…간절한 '밥 한 끼'

입력 2024-06-20 19:24 수정 2024-06-20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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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폭염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급식소에서 밥 한끼 먹기 위해 몇 시간을 땡볕에 서 있는 노인들은 올 여름 어떻게 나야 할지 벌써부터 막막합니다.

이예원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공원 담벼락 옆으로 어르신 200여 명이 빽빽히 서 있습니다.

무료 점심을 먹기 위해 대기하는 겁니다.

혼자 사는 노인은 혹시 음식이 동날까 아예 새벽부터 와서 번호표를 받았습니다.

[나는 아침에 5시 반에 와요, 첫차 타고. 집에서 밥해줄 사람이 시원찮으니까.]

[{댁은 어디신데요?} 신대방. 매일 오다시피 해요. 여기서 주는 대로 먹는 거고.]

아직 오전인데도 기온은 이미 36도를 넘었습니다.

[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는 것 같은데, 할 수 없지. 더워도 먹어야지. 더워도 먹어야 살잖아.]

아직 12시도 안 된 시간이지만 이미 이렇게 긴 줄이 생겼습니다.

뙤약볕을 피할 곳도 없는 상태입니다. 

길게는 5시간을 기다린 뒤에야 겨우 급식소 안에서 땀을 식힐 수 있습니다.

[유연희/자원봉사자 : 하루에 한 270명에서 300명 정도 오시는 것 같아요. 더우니까 여기 항상 식당에는 에어컨을 가동하고요.]

보건당국은 노인 등 취약계층은 폭염 땐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고 당부합니다.

하지만 밥 한 끼 간절한 노인들에겐 공허한 권고일뿐입니다.

[저는 저기 의정부 살아요. 줄 설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날씨엔 각자가 조심해야 해요.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가 있거든요.]

구청 측은 "과거 선풍기를 설치한 적이 있지만, 매년 진행하는 사업은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폭염이지만 피할 수 있는 권리는 평등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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