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바이든, 비공개 회의서 횡설수설"...백악관 "정치 공세"

입력 2024-06-06 09:11 수정 2024-06-06 09:18

미국 WSJ, 45명 인터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인지 능력 저하' 의혹 제기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미국 WSJ, 45명 인터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 '인지 능력 저하' 의혹 제기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45명을 인터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 저하' 의혹을 제기했다. (화면출처: www.wsj.com)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45명을 인터뷰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 저하' 의혹을 제기했다. (화면출처: www.wsj.com)


81세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비공개 석상에서 뚜렷한 인지 저하 증세를 보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몇 개월 동안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한 공화당·민주당 인사, 행정부 당국자 등 45명 이상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면서 이같은 증언을 공개했습니다. 대부분의 부정적인 증언은 공화당 인사 측에서 나왔다는 점을 밝히면서도, 일부 민주당원도 '바이든 대통령이 나이를 숨기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장면①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통과 관련 상하원 의원과의 회의
지난 1월 열린 이 회의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여명의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너무 천천히 움직이는 바람에 회의 시작이 10여분 지연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또 핵심내용을 적은 노트에 의존해 발언했기 때문에 참석자 대부분이 이미 동의한 내용을 너무 길게 발언했는데, 그나마도 잘 알아듣기 어려웠고 중간중간 오랫동안 말을 멈췄으며, 때로는 너무 오래 눈을 감고 있어서 타인의 말을 제대로 듣고 있는 건지 의문스러웠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질문을 받게 되면 배석한 참모에게 답변을 미루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있었던 참석자는 WSJ에 "그곳에 있는 누구라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이크 존슨 하원 의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세부 내용을 잊은 듯한 모습에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장면② 연방정부 부채 한도 협상
지난해 5월 바이든 대통령이 공화당 하원 의원들과 연방정부 부채 한도를 늘리는 문제를 협상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횡설수설(ramble)'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협상 당사자였던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은 말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미 논의가 끝난 부분을 다시 거론한 데 대해 매카시 당시 의장이 "그것은 지난번 만났을 때 논의했고, 결론이 났다"고 말하자 바이든 대통령이 놀란 적도 있었다는 게 매카시 전 의장의 주장입니다. 매카시 전 의장은 "나는 그가 부통령이었을 때(2009∼2017년)도 만났는데 그는 (부통령 때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다"고도 말했습니다.

◇백악관 "정치적 공격" 일축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의회 공화당 의원들, 외국 지도자들, 초당파 국가안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정통하고 유능한 지도자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인터뷰이들은) 정치적 전술로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건강 이상설'을 일축했습니다. 백악관은 그러면서 대통령의 주치의가 '직무를 수행하기에 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고, 최근 연례 신체검사에서 '인지 검사가 필요하지 않다'는 결과가 나왔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사실 WSJ가 현지에서는 공화당과 친기업성향을 공유하는 보수 매체로 꼽히는 점, 부정적 증언을 한 인터뷰이 대부분이 공화당원인 점 등에 비추어 해당 보도가 얼마나 공정성·객관성이 담보됐는지에 대한 의문 제기도 가능한 상황입니다. WSJ도 이를 의식한 듯, 부정적인 증언들마다 백악관의 해명과 반박, 민주당 측 인사들의 반대되는 입장도 충실히 덧붙였습니다. 바이든의 고위 보좌관 진 스펄링은 대통령이 의원들과의 정책 회의에서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는 것은 '표준 관행'이라고 설명했고, 의원들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매번 참모에게 미룬 게 아니라 두 차례뿐이었다는 증언도 실었습니다. WSJ는 몇몇 민주당 의원실이 자신들과의 인터뷰 녹취 및 질문 내용에 대한 세부 사항을 백악관과 공유한 후 콜백을 하며 바이든의 강점을 강조했다는 점도 덧붙였습니다.
 
왼쪽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왼쪽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사진=로이터〉


◇'잦은 말실수' 난제는 여전
바이든 대통령이 공식 석상에서 단어를 헷갈리거나 발을 헛디디는 등 모습을 보인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선거자금 모금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한국 대통령'으로 잘못 말하거나, 언론 인터뷰에서 한국과 대만을, 시진핑 중국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바꿔 말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기밀문서 유출·보관 의혹을 수사한 로버트 허 전 특별검사는 지난 2월 상관인 법무부 장관에게 제출한 수사 결과 보고서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재직 연도를 기억하지 못했고, 장남 보 바이든이 몇 년도에 죽었는지 떠올리지 못했다고 적었습니다. 이 때문인지 바이든 대통령이 미리 준비된 연설문 없이 공식 석상에 서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마지막 언론사 공개 타운홀 미팅(인터뷰)는 2021년 10월 이후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물론 유력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말실수도 만만치 않습니다. 77세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 대선 경선 상대인 니키 헤일리와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뒤섞어 말하거나, 바이든 대통령을 '버락 오바마'로 칭한 적도 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