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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64' 손짓만 했는데…천안문 지우기 안간힘

입력 2024-06-05 14:49 수정 2024-06-0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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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로 보이는 한 남성이 도로 한 가운데에서 술을 마시는 것 같은 행동을 합니다.

그러다 돌연 허공에 숫자 네 개, '8964'를 적습니다.

8964, 천안문 사태가 발생한 1989년 6월 4일을 의미합니다.

잠시 뒤 경찰은 이 남성을 연행해 갔습니다.

천안문 사태 35주년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홍콩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천안문 사태의 희생자를 추모하는 6·4 행사는 홍콩에서 더는 공개적으로 열릴 수 없습니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천안문 시위 이듬해인 1990년부터 매년 6월 4일 열려 온 추모 집회가 금지되는 건데요.

중국 정부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제정한 이래 홍콩 당국은 강경해졌습니다.

집회 관계자들을 잡아들이는가 하면, 최근엔 집회가 열리던 빅토리아 파크를 선점할 수 있는 권한을 친중 단체에 넘겼습니다.

6월 4일이라는 날짜도 홍콩에서 사실상 '금기어'가 됐습니다.

중국이 천안문 사태를 '정치 풍파'로 규정하며 언급 자체를 막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올해도 추모가 잇따랐습니다.

대만 타이베이에선 주최 측 추산 2천명이 모여 묵념을 하고 촛불로 '8964'를 만들었고, 일본과 캐나다 등에서도 추모 집회가 열렸습니다.

[샤론 라이/대만 사회복지사]
국민의 목소리는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는 그렇게 강경한 접근 방식을 사용하면 안 됩니다.

주중 영국 대사관이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 천안문 사태 35주년을 추모하는 메시지를 올리는 등 다른 국가들의 지지도 이어졌습니다.

미국 국무부 역시 블링컨 장관 명의로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성명을 내고 "중국 국경 안팎의 인권 침해에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국제사회와 계속 협력하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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