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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에선 왜 '바흐 106번'이 울렸을까...판사 "자연재해 아니다"

입력 2024-05-31 17:55

14명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자 첫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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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명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 책임자 첫 재판

2023년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747번 버스가 물에 잠긴 모습

2023년 7월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747번 버스가 물에 잠긴 모습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칸타타 106번 소나티나 (BWV 106)

바흐가 22살 많은 죽음을 경험하고 장례를 위해서 만든 곡입니다.

오늘 청주지방법원 223호 법정에서 이 곡이 울려 퍼졌습니다.

곳곳에서 울음이 터졌습니다.

14명이 숨진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 직접적 원인이자 임시제방을 부실하게 쌓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 소장과 감리단장의 선고가 열리는 날이었습니다.

형사 5단독 정우혁 판사는 선고 전 유명을 달리한 14명과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는 가족들에 대한 추모로 시작했습니다.

정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증거위조 교사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공사 현장소장에게 징역 7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현행법상 법정 최고형입니다. 현장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해왔습니다.

"임시제방은 기존 제방을 원상복구 한 것이라 볼 수도 없고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하지 못한 부실한 제방이 명백하게 인정된다"라며 근거를 하나하나 따졌습니다.

"임시제방이 존재할지 모르지만 축조 방법이나 기준 완화된 임시제방은 존재할 수 없고, 존재해서도 안된다"라고 질타했습니다.

자신이 제대로 제방을 쌓았더라도 결과는 바뀌지 않았을 것이란 현장소장에 주장에 대해서는 "기준을 지키지 않은 고의와 같은 과실이라며 예상할 수 없거나 자연재해 때문도 아니라"라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현행법상 더 무거운 형을 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했습니다.

잘못을 대체로 인정한 감리단장에겐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지하차도에서 숨진 747번 버스 기사 이수영 씨의 아들 이중훈 씨는 법정 최고형이 나온 것에 만족한다면서 김영환 충북도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 등 지자체장들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처벌을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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