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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오랑우탄 외교'…"팜유 수입국에 멸종위기종 선물"

입력 2024-05-09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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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가 주력 수출 상품인 팜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오랑우탄을 선물하는 '오랑우탄 외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가 주력 수출 상품인 팜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오랑우탄을 선물하는 '오랑우탄 외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사진=EPA/연합뉴스〉

말레이시아가 '오랑우탄 외교'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주력 수출 상품인 팜유를 수입하는 국가에 오랑우탄을 선물하겠다는 겁니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되진 않았지만 환경보호단체는 멸종위기종인 오랑우탄을 외교에 이용한다는 데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하리압둘 가니 말레이시아 플랜테이션·원자재부 장관은 전날 SNS를 통해 "판다 외교에 성공한 중국처럼 말레이시아는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오랑우탄 외교'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말레이시아가 생물 다양성 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국제 사회에 증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만약 계획이 실행된다면 중국과 인도, 유럽연합(EU) 등이 오랑우탄을 선물로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랑우탄 외교'는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삼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해 고강도 규제책을 발표한 뒤 나온 정책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습니다.

당시 EU는 산림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삼림벌채를 통해 생산된 팜유, 커피, 고무 등에 대한 수입과 판매를 사실상 금지했습니다.

초콜릿, 피자 등 식품은 물론 립스틱 등을 만드는 데에도 쓰이는 팜유는 기름야자 열매에서 추출합니다.

환경단체들에서는 야자나무를 기르기 위해 대규모 농장을 만드는 과정에서 열대우림이 파괴되고, 멸종위기종인 오랑우탄의 서식지도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비판해 왔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팜유 생산 때문에 환경이 파괴된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수입 규제 또한 차별적인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말레이시아는 오랑우탄 외교를 통해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외교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국제환경단체 세계자연기금(WWF) 등은 비판적인 의견을 내놨습니다.

WWF는 로이터 통신에 "오랑우탄을 말레이시아 밖으로 보낼 것이 아니라 원래 서식지에 보존해야 한다"며 "팜유 농장은 오랑우탄을 위한 안전한 이동 통로를 확보해야 하고, 정부는 숲을 농장으로 바꾸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비영리연구단체인 '말레이시아 야생동물을 위한 정의'도 "오랑우탄 외교의 잠재적인 영향 등에 대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정부는 다른 외교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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