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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류 아일릿·뉴진스 성과 침해" 민희진 대표, 하이브에 반기

입력 2024-04-23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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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회사 정보를 이용해 독립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권을 발동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브 제공〉

하이브가 민희진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회사 정보를 이용해 독립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권을 발동했다. 〈사진=연합뉴스, 하이브 제공〉


하이브(HYBE)가 어도어(ADOR) 경영진들을 향한 감사에 착수한 가운데,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첫 공식 입장을 냈다. 민희진 대표가 내 놓은 갈등의 시작은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다. 직접적인 그룹명 거론과 여러 강도 높은 표현들은 뉴진스와 아일릿에게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다양한 반응을 쏟아지게 만들고 있다.

민희진 대표는 22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어도어는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를 보호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다"고 알렸다.

입장문에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는 여러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이를 통해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기 위해 멀티 레이블 체제를 운영하고 있다. 어도어는 그 레이블 중 하나다. 그런데 어도어 및 그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가 이룬 문화적 성과는 아이러니하게도 하이브에 의해 가장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 예시이자 이유로 언급 된 그룹이 바로 아일릿이다.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은 올해 3월 여성 5인조 아이돌 그룹 아일릿을 데뷔 시켰다. 민희진 대표는 "아일릿의 티저 사진이 발표된 후 '뉴진스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폭발적으로 온라인을 뒤덮었다. 아일릿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안무, 사진, 영상, 행사출연 등 연예활동의 모든 영역에서 뉴진스를 카피하고 있다. 아일릿은 '민희진 풍', '민희진 류', '뉴진스의 아류' 등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저격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분개한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이 아일릿 데뷔 앨범의 프로듀싱을 했다.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는 빌리프랩이라는 레이블 혼자 한 일이 아니며 하이브가 관여한 일이다. K-POP을 선도하는 기업이라는 하이브가 단기적 이익에 눈이 멀어 성공한 문화 콘텐츠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카피하여 새로움을 보여주기는 커녕 진부함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어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는 현재 5월 컴백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아일릿이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은 뉴진스를 소환했다. 아류의 등장으로 뉴진스의 이미지가 소모됐고, 불필요한 논쟁의 소재로 끌려들어가 팬과 대중에게 걱정과 피로감을 줬다. 이러한 사태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하이브와 빌리프랩이건만,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어도어 및 뉴진스의 몫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 산하의 레이블들이니 아일릿이 뉴진스와 유사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반응이 있다. 심지어는 어도어 및 뉴진스가 이러한 유사함을 허용하거나 양해하였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ㅓ. 그러나 이러한 반응들은 명백히 오해인 바,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며 "멀티 레이블은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체제이지, 계열 레이블이라는 이유로 한 레이블이 이룩한 문화적 성과를 다른 레이블들이 따라하는 데 면죄부를 주기 위한 체제가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그리고 어도어는 실제 하이브, 빌리프랩을 포함해 그 어느 누구에게도 뉴진스의 성과를 카피하는 것을 허락하거나 양해한 적이 없다. 어도어는 뉴진스와 아일릿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하이브 산하 레이블에서 데뷔했다는 이유 만으로 '누가 누구의 동생 그룹이니' 하는 식의 홍보도 결코 용인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했다.

어도어는 하이브 및 빌리프랩 측에 해당 내용들에 대해 이미 공식 문제 제기를 했다는 후문이다. 민희진 대표는 "이번 카피 사태는 물론, 이를 포함해 하이브가 뉴진스에 대해 취해 온 일련의 행태에 관한 문제 제기를 했다. 그러나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을 하기에 급급했고 구체적인 답변은 미루며 시간을 끌고 있었다. 그러던 중 22일 갑작스레 '민희진의 대표이사 직무를 정지하고 해임하는 절차를 밟겠다'고 통보했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그 이유로 '민희진 대표가 어도어의 기업가치를 현저히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에는 '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를 시도했다'는 등 어이없는 내용의 언론 플레이를 시도하고 있다. 소속 아티스트인 뉴진스의 문화적 성과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항의가 어떻게 어도어의 이익을 해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인지, 어떻게 어도어의 경영권을 탈취하는 행위가 될 수 있는 것인지,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어떤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한 "하이브와 빌리프랩, 그리고 방시혁 의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제대로 된 사과나 대책 마련은 하지 않으면서, 단지 민희진 대표 개인을 회사에서 쫓아내면 끝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어도어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일궈 온 문화적 성과를 지키고, 더 이상의 카피 행위로 인한 침해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이다. 어도어와 뉴진스에게 계속되는 여러 부당한 행위를 좌시하고 있을 수 만은 없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민 대표는 "하이브 및 빌리프랩은 아일릿의 활동이 많아질수록 뉴진스와의 다른 점들만 모아 부각 시키며 데뷔 시의 사태를 희석 시키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시간이 흐르는 사이 팬과 대중들이 가진 오해들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이에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며 뉴진스 멤버들도 등판 시켰다.

그리고 "이 입장 발표로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를 둘러싼 팬과 대중의 오해가 풀리기를 희망한다. 이 입장 발표로 그리고 하이브 및 빌리프랩이 잘못을 직시하고 앞으로는 타인의 문화적 성과를 존중하고 치열한 고민을 거친 창작을 통해 우리나라 음악 산업과 문화에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편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와 어도어 임원 A씨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하이브는 A씨 등이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하이브 내부 정보를 어도어에 넘긴 것으로 파악하고 전산 자산 회수, 대면 진술 확보 등에 나섰다. 어도어는 하이브가 지분 80%, 민 대표가 18%를 보유하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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