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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참패 반색한 의사들, 진보 진영의 의료개혁엔 수심 가득

입력 2024-04-11 17:59 수정 2024-04-11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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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제22대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의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의사들은 소셜미디어(SNS) 등에 '의대 증원 강행'이 총선 참패의 중요한 원인이 됐다며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전 서울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자 현 비대위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정진행 분당서울대병원 병리과 교수는 어제(10일) 총선 출구조사에서 여당의 참패를 예측하는 조사 결과가 나오자 SNS에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개인 기본권을 침해한 걸 용서하지 않은 국민·민심의 심판"이라며 "윤 대통령은 정권 심판을 엄중히 받아들라"고 밝혔습니다.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가장 강력한 보수우파 전문가 단체인 의사 집단을 건폭(건설 현장 폭력배) 등 강경 불법 노조 다루듯 한 용산과 그걸 말리지 못하고 수수방관한 국힘당이 자초한 결과"라며 "허허벌판에 기초부터 튼튼한 새집을 짓는다는 각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의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신중 모드'를 취하는 모습입니다.

의사들 중에서도 '강경파'로 꼽히며 총선 전 여당에 대한 심판을 역설한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오늘(11일) 새벽 SNS에 "마음이 참 복잡하다"는 짧은 글을 올렸습니다.

정부에 연일 강경 발언을 이어온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역시 "의사들을 괴롭히던 정당이 참패했음에도 의사들의 마음이 오히려 더 힘들어졌다"고 남겼습니다. 또 다른 글에선 "의사들, 여당이 괴롭혀 단체로 우울하더니 괴롭히던 여당이 대패하니 단체로 우울. 이런 처지를 생각하니 또 우울"이라고 적었습니다.

노 전 회장은 앞서 어젯밤엔 "이런 선거 정말 처음"이라며 "국힘의 패배를 바라면서도 대패를 바라지 않는, 개헌선은 지켜졌으면 하는 바람. 배신한 사람이 밉지만, 비참한 상황은 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남겼습니다. 이어 "보수의 파멸에 안타까운 마음뿐, 아니 오히려 근심이 훨씬 더 늘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처럼 의료계는 총선 참패 원인이 의대 증원을 강행한 데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정작 '신중 모드'를 보이고 있는데, 보수 진영의 몰락이 의사 집단에 결코 유리하지 않단 '셈법'이 작용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의대 증원을 강하게 주장해온 김윤 서울대 의대 교수가 민주연합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데에서 알 수 있듯이 진보 진영은 의사 집단의 기득권 제한에 앞장서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에서 의대 정원 증원 필요성과 의사 기득권 제한 등을 주도적으로 주장했던 김 교수가 향후 제1당이 된 민주당에서 의료 개혁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또 보건의료노조 등 민주당과 가까운 시민단체들도 의대 증원 등 의료개혁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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