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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기생수' 연상호 감독이 밝힌 글로벌 1위·日배우 논란·연니버스

입력 2024-04-09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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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감독이 연니버스의 성공적인 확장에 성공했다. 넷플릭스 새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를 통해 'K-장르물의 대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5일 공개된 '기생수: 더 그레이'는 인간을 숙주로 삼아 세력을 확장하려는 기생생물들이 등장하자 이를 저지하려는 전담팀 더 그레이의 작전이 시작되고, 이 가운데 기생생물과 공생하게 된 인간 전소니(수인)의 이야기를 그린 시리즈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한 일본 만화 '기생수'를 원작으로 한다.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연상호 감독과 류용재 작가가 함께 각본을 썼다.

기생수하이디와 묘한 기공생을 하게 되는 수인 역은 배우 전소니가 맡았고, 사라진 여동생과 어딘가 낯선 누나의 행적을 쫓으며기생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전소니와 동행을 시작하는 강우 역은 배우 구교환이 연기한다. 기생수 전담반 더 그레이 팀의 팀장이자 기생 생물에게 남편을 잃고 오직 기생수 전멸을 위해 살아가는 준경 역은 배우 이정현이 맡았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기생수: 더 그레이'는 지난 7일 45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TV쇼 부문 글로벌 1위에 올랐다. 첫날부터 35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공개 이틀째 45개국으로 늘어났다. 영어권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공개하자마자 2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고, 영국 9위, 뉴질랜드 2위, 호주 4위, 캐나다 2위 등 상위권에 랭크됐다.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미국에서도 바로 2위에 올랐다.
"기분은 좋다. '결과가 어떠려나' 했다. 작품 공개하고, X(옛 트위터) 같은 데 작품 리뷰 올라오는 걸 봤다. 해외 쪽 숫자를 보니, 전작들과는 규모가 다르다는 느낌이 있었다. 괜찮으려나 하는 기대를 하긴 했다. 잘 시작한 것 같다."

-심지어 '삼체'를 제쳤다.
"솔직히 부담스러웠다. '지옥' 했을 때는 같은 날 '카우보이 비밥'이 론칭했다. 이번엔 훌륭한 완성도의 '삼체'가 있었다. 힘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재미있게 봐주셨다."

-기대하고 있나.
"아직 공식적 데이터는 아직 안 나왔다. 또 한 번 기대를 해보기는 한다. 얼마큼 돼야 잘 되는 건지 잘 모르겠더라. 전반적으로 해외 쪽 평이 좋다. 우려했던 곳은 원작 국가인 일본이다. 근데 일본에서 워낙 좋게 보신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와 닿았던 평가가 있나.
"공존, 공생에 대한 이야기다. 원작에서 이야기하는 방식과는 다른 면이 있다. 6부작이고 속도감 있게 갔기 때문에, 초반에 액션 중심으로 진행됐다. 수인과 하이디의 공존을 인정하는 과정이 극적으로 발생하길 바랐다. 처음 기획했던 콘셉트가 그런 거였다. 신이치와오른쪽이는 초반부터 신뢰를 쌓아나가는데, 수인과 하이디는 결국엔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내용이 전체다. 주변 인물까지 거기에 들어오게 되는 게 하이라이트다. 후반부에 그게 이뤄지면서 끝나는 방식으로 구상했다. 그런 방식을 이해해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원작 팬 반응도 좋다.
"워낙 일본에서 유명한 작품이다 보니, 원작 나라인 일본에서는 2000만부 정도 팔린 작품이다. 메이저 만화다. 그들이 어떻게 이걸 받아들일지에 대한 걱정을 했다. 꽤 열심히 이야기를 했지만, 이건 완전한 원작의 이야기가 아니라, 쉽게 이야기해서 스핀오프다. 그러면서 원작의 세계관까지도 인정하고 있어서,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나오는 요소는 원작 만화에서 있었던 것들이다. 예를 들어 수인과 하이디의 설정 같은 경우도 미기와 신이치가 만화 중반에 갖는 설정을 가지고 온 거다. 원작 만화의 요소 중에 설정을 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주인공 설정이 바뀐 이유는 무엇인가.
"온전히 한국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원작의 내용은 동시에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설정이다. 엔딩 장면은 8년 후라는 설정이다. 사실 신이치는 고등학생인 게 맞다. 마지막에 나온 신이치는 20대 후반 정도다. 그 정도라는 설정이다."

-시즌2를 염두에 둔 엔딩인가.
"시즌2는 사실 제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넷플릭스의 결정이 있어야 한다. 배우와 이야기할 때는 뒷 내용에 대한 구상 같은 건 있었다. (신이치를 연기한) 스다마사키에게는 전체 구상 중, 어느 시점에 만나러 온것이라는 이야기는 나눴다. 그 부분에 대한 구상을 이정현에겐 보여줬다. 그 부분은 대본도 있었다."

-스다 마사키는 왜 캐스팅했나.
"'기생수'를 좋아하더라. 신이치라는 인물이 상징적이니까. 한 회차 촬영이었는데, 촬영 전에 한 번 왔었다. 밥을 먹는데, 스다마사키가 양익준과 투톱으로 주연했는데, 양익준과 만나고 싶다고 해서 같이 만났다. 시즌2가 만들어진다면, 스다마사키가 중요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워낙 인기가 높은 배우라고 들었다. 걱정 반으로 제안했는데 흔쾌히 받아줘서 감사했다."

-공존이란 메시지를 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원작은 인간과 다른 생명과의 공생 관계에 대한 것이라고 이해했다. 기생이라는 단어를 어떤 개념으로 바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 컸다. 기생하며 살아간다와 의지하면서 살아간다는 같기도, 다를 수도 있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영화에서 다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 수인 같은 경우는 의지하며 살아간다는 걸 깨달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뉘앙스의 차이를 보여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종교 단체라는 설정을 강조한 이유는.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걸 발명하는가'가 중요했다. 이번 시즌1에서는 조직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모든 걸 조직에 맞추려고 했다. 강우는 조직 폭력배 설정인 거고, 기생 생물은 종교 단체라는 설정이다. 종교에만 집중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전반적으로 여러 조직이 등장한다."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기생수: 더 그레이'

-수인 역 전소니는 어땠나.
"철민과의 병원 신에서 자기 불행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게 진짜처럼 느껴졌다. 좋았다. 수인이란 캐릭터가 그런 불행을 가지고 있지만 드러내지 않는다. 시종일관 우울한 느낌이 아니다. 그런 것들이 수인이란 불행을 진짜처럼 느껴지게 만들었다."

-구교환과 이정현은.
"미기는 호기심도 많고 재미있는 캐릭터다. 하이디는 진지하고 수인은 우울하다. 둘 사이의 메신저인 강우 캐릭터가 너무 무거운 느낌으로 연기하면 안 되겠더라. 구교환은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강우는 연기하기 힘든 역할이다. 껄렁대기도 하고, 아주 진지하지만은 않다. 구교환이 안 했으면 누가 할 수 있었을까. 강우와 구교환은 찰떡이다. 준경은 남편을 기생 생물에게 잃었고, 여전히 남편의 몸과 얼굴을 한 기생 생물이 살아있고, 그걸 고문하면서 복수하려는 캐릭터다. 그런 부분이 재미있는 캐릭터다. 엄청난 고통을 안고 있는데, 가짜 광기라는 가면으로 감추고 있다. 수인과 하이디 등 인물을 만나며 가면을 벗는 인물이다. 이정현이 보여준 여러 모습이 있지 않나. 가수 시절부터 보여줬던 광기 같은 거. 그게 진짜 광기가 아니었으면 했다. 남편이 기생 생물이 되기 전이 진짜 준경의 모습이다. 이정현이 그런 부분을 잘 표현해준 것 같다."

-이정현의 임신 기간을 기다려줬다고.
"임신 쉽지 않았을 거다. 아이 갖는 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작품과는 상관없이 임신 소식을 들어서 (기뻤다). 임신과 출산이 여배우에겐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다. 일정 기간 일을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근데 이 작품 일정과는 관련 없었다."

-기생 생물 연기는 어떻게 디렉팅했나.
"연기를 정말 잘하는 배우들이다. 건조한데, 감정이 다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기생 생물 오디션을 꽤 오랫동안 했다. 그냥 건조하게 하는 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게 작업을 해줬다. 콘셉트를 유지하면서도 감정이 느껴지게 연기를 해줬다."

-스다 마사키의 혐한 논란이 있는데.
"그건 잘 몰랐다. 한국을 좋아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양익준과의 관계도 영화를 찍고 한동안 못 봤던 사이인데도, 양익준과 만나고 싶다고 했다. 이야기하는 걸 보면 두 사람이 친하다. 오히려 한국의 치킨무라든지, 한국 음식들을 좋아한. 떡볶이 시켜달라고 했다. 제가 본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지옥' 시즌2로 곧 만날 수 있나.
"'지옥' 시즌2는 후반 마무리 작업 중이다. 조만간 되지 않을까. 저는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 흥행은 예측할 수 없지만, 지옥이라는 세계관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더 깊어지고,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다. 지옥 시즌1을 보셨던 분들은 당연히 즐겁게 보실 것 같다. 시즌2를 통해 시즌1을 찾아볼 수 있는 큰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연니버스 브랜드가 부담되지 않나.
"부담이 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제 자신을 평가하자면, 그렇게 대중적 사람은 아니다. 애초에 성격 자체가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다. 항상 대중성과 부딪치는 부분이 있다. 그건 해결해가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쪽 일이라고 하는 게 돈을 안 주면 못 한다. 그 시기가 되면 대중성을 완벽하게 내려놓고, 혼자 할 수 있는 걸 하면서 시간을 보낼 것 같다. 대중적 작품을 한다는 건, 계속 투쟁이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연상호 감독. 사진=넷플릭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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