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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힘 조은희 후보 아들 '아빠찬스'로 서초 방배동 아파트 지분 샀다

입력 2024-04-04 15:26 수정 2024-04-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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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조은희 후보(서울 서초갑)의 아들 남모씨가 현금성 자산이 140만 원뿐이던 때 아버지와 공동으로 서울 서초구 아파트를 매입했고, 이후에도 자기 돈을 넣지 않고 수억 원대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양문석(안산갑)·공영운(화성을) 후보에 이어 재산 신고 내역 관련 논란이 예상됩니다.

■ 서초구 방배동 대형 아파트 '절반 소유, 절반 전세' 기이한 거주 방식

조 후보가 공개한 재산공개 서류에 따르면, 조 후보 부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전용면적 242㎡ 크기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조 후보 남편이 절반(121㎡)을 소유하고 있고, 절반(121㎡)은 다른 누군가가 소유하고 있습니다. 조 후보 부부는 절반에 대해 5억8000만 원 전세를 살고 있습니다.

조은희 후보의 재산공개 서류. 조 후보 부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의 절반만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5억8000만 원을 주고 전세를 사는 방식으로 거주 중이다.

조은희 후보의 재산공개 서류. 조 후보 부부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의 절반만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절반에 대해선 5억8000만 원을 주고 전세를 사는 방식으로 거주 중이다.

조 후보 부부가 거주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조 후보 부부가 거주 중인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

한 집의 절반만 소유하고 절반은 다른 사람이 소유해 전세 계약을 맺은 '매우 기이한 거주 형태'인 겁니다. JTBC 취재 결과 지분 절반 소유자는 바로 조 후보의 아들 남모씨였습니다.


해당 아파트 부동산 등기부 등본에 따르면 2015년 11월, 조 후보 남편은 아들 남 씨와 함께 13억8500만 원을 주고 집을 공동 매입했습니다. 당시 세입자 전세금은 10억5000만 원.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을 포함해 약 4억 원 정도에 이른바 갭투자가 이뤄진 겁니다.

조 후보 남편과 아들이 공동 매입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의 부동산 등기부 등본. 2015년 당시 매입가는 13억8500만원이었다.

조 후보 남편과 아들이 공동 매입한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파트의 부동산 등기부 등본. 2015년 당시 매입가는 13억8500만원이었다.

■ 아들 현금성 자산 140만 원이 전부였는데…2억 증여한 다음 공동 '갭투자'


2015년 당시 서초구청장이었던 조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서류를 보면 아들 남씨의 현금성 자산은 은행예금 약 140만 원이 전부였습니다. 조 후보 남편과 아들 남씨 각각 약 2억 원씩 필요했는데, 조 후보 부부는 아들에게 약 2억 원을 증여함으로써 이 돈을 마련해줬습니다.

2016년 공개된 조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서류에 따르면, 2015년 당시 조 후보 아들이 가진 현금성 자산은 약 140만 원에 불과했다.

2016년 공개된 조 후보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서류에 따르면, 2015년 당시 조 후보 아들이 가진 현금성 자산은 약 140만 원에 불과했다.

해당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 서초구 부동산 가격은 크게 상승했습니다. 큰 평수인 데다가 세대 수가 적은 아파트라 최근 몇 년 사이 실거래가가 없지만, 국토교통부 공동주택 공시가 변화를 보면,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합니다. 해당 아파트는 2016년 공시가 8억8000만 원에서, 지난해 기준 14억7000만 원까지 올랐습니다. 세금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가 일반적으로 실거래가보다 크게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집의 실제 가치는 훨씬 더 크다는 분석입니다.


■ 조은희 후보 "2억원에 대한 증여세 성실하게 납부, 현재 실거주라 갭투자 아냐"

조 후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조 후보는 "당시 2억 원에 대해 증여세를 성실히 납부했고, 아들과 함께 거주하다가 아들이 결혼으로 분가하면서 아들 지분에 대해 5억8000만 원 전세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조 후보의 아들 남모씨는 갭투자를 할 때 들어간 초기 자본 약 2억 원은 증여로 받고, 이후 세입자를 내보낼 때 필요했던 5억 원여는 아버지에게 다시 세를 내주며 전세금을 받아 처리한 겁니다. 남씨는 현재 공시가만 15억 원에 달하는 아파트 소유권의 절반을 자기 자본 투자 없이 보유하고 있는 셈입니다.

조 후보는 "아들 지분에 전세금을 주느냐 안 주느냐 문제로 자문을 구했고, 아들과 전세 계약을 해서 전세금을 주는 게 맞다는 컨설팅을 받고 나서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고위공직자 자녀가 부모의 지원을 통해 갭투자를 한 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실거주자라서 갭투자가 아니다. 실거주하는 사람을 갭투자라고는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매입 당시 아들 입장에선 세입자 전세보증금을 통한 갭투자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아들 역시 갭투자가 아니다. (기존 세입자가 나간 이후) 아들이 같이 살고 있다가 결혼해 분가하면서 나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경실련 "고위공직자 부모와 자식 간 전세 계약은 '편법증여'인 게 상식"


국민의힘 조은희 후보.

국민의힘 조은희 후보.

조 후보는 "누구처럼 뒷구멍 불법대출도 아니고, 사전 개발 정보를 알고 취득한 다음 거래정지 직전에 증여한 것도 아니"라며 더불어민주당 양문석·공영운 후보 자녀의 부동산 문제를 거론하기도 했습니다.


서휘원 경실련 정치입법팀 팀장은 "고위공직자인 부모와 자식 간에 전세 계약을 맺는 게 '편법증여'란 건 당연한 상식인데, 이게 어떻게 떳떳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조 후보가 명백한 갭투자 의혹에도 갭투자가 아니라고 하는 건 고위공직자로서의 올바른 태도가 아닌 것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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