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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화려함 뒤 초라함 있어…전성기 82세쯤 왔으면"

입력 2024-03-26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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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미란 "화려함 뒤 초라함 있어…전성기 82세쯤 왔으면"

용감하고 유쾌한 여성 라미란이 보다 더 솔직한 이야기들을 털어놨다.

매거진 코스모폴리탄 'FUN FEARLESS FEMALE'로 선정된 라미란은 'Power Is Our Nature' 콘셉트의 화보를 공개, 당당한 포즈와 위트 있는 분위기를 마음껏 뽐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라미란은 '용감하고 유쾌한 여성'으로 선정된 것에 대해 "사실 저는 Fun하지 않은데 많이들 그렇게 생각해주세요. 대중 앞에 서는 연예인이라면, 사람들이 보는 모습 뒤에 분명히 이면이 있죠. 화려한 모습이 있으면 그 뒤에는 아주 초라한 모습도 있어요"라고 운을 뗐다.

"예를 들어 오늘 화보를 찍는데 제 체형에 맞는 옷이 없어서 고생했던 게 현실이잖아요"라고 꼬집은 라미란은 "물론 카메라 앞에선 예쁘게 나오도록 옷을 맞춰 주셨고, 보정도 해주시겠죠? 그런데 보는 사람들이 그 모습 만을 진실이라고 생각한다면 전 좀 슬플 것 같아요. 다음엔 뱃살이 나오고 못생긴 모습이 나와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드리는 기획을 해보면 어때요? 그것을 부끄러워하거나 창피해 하지 않는 모습으로요"라고 전했다.

매거진 측은 울림과 설득력이 있는 라미란의 말에, 라미란의 제안을 십분 반영해 이번 화보 보정을 최소화했다는 후문이다.

라미란 "화려함 뒤 초라함 있어…전성기 82세쯤 왔으면"

라미란은 한국 드라마·영화 신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 캐릭터다. 능청스러운 코미디부터 진한 휴머니즘까지, 여성 원톱 주연으로서 라미란만이 구사할 수 있는 연기 언어가 있다. 이에 대해 라미란은 "왜냐하면 이전엔 그런 작품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명쾌하고 겸손하게 답했다.

라미란은 “과거의 작품에서 대체로 여자들은 대상화된 모습으로 등장하곤 했잖아요. 아름다워야 하고, 날씬해야 했고요. 이제 시대가 바뀌니 다른 이야기가 나오고, 지금과 같은 배역도 생긴 거죠. 대중이 원하는 이야기의 화자가 바뀐 거예요. 그것을 저 개인의 능력이라고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해요"라고 설명했다.

22년 간 무명 생활을 보내며 어려운 시기를 거친 라미란은 "'산전수전 다 겪은 그 시절'이 배우 라미란에게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라미란은 "두 살 때 아빠가 돌아가시고 강원도 탄광촌에서 살았던 어린 시절부터, 결혼해서 임신했는데 생계를 이어갈 돈이 없어 벼룩 시장에 나갔던 때, 아기를 업고 오디션을 보러 다니던 날들. 전부 녹록지 않았죠. 지금이 제일 녹록한 시기고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그때 제가 보고 겪은 것들, 만난 사람들은 연기할 때의 원천이에요. 특히나 우리 곁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을 연기할 때요. 누군가에게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이고, 그랬어?”하고 안타까운 반응이 나오는데, 저는 괜찮아요. 엄마가 혼자 저희 남매들을 키우느라 다른 집만큼 돌보진 못했을지언정, 세간살이 때려 부수는 아빠는 없었던 거잖아요"라고 덧붙였다.

라미란 "화려함 뒤 초라함 있어…전성기 82세쯤 왔으면"

또 "그래서 저는 'Fun'보다 'Fearless'라는 키워드에 더 맞는 사람 같아요. 전 겁나는 게 없어요. 아쉬운 것도 없고. 지금 이렇게 잘 활동하고 있지만 일이라는 건 언제 또 없어질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괜찮아요. 어떻게든 팔을 걷어붙이고 살아가면 돼요. 그래서 전 삶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없고,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눈치도 안 봐요. 물론 그럼에도 단 한 순간도 연기를 안 해볼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라고 단언했다.

이토록 단단한 라미란이 생각하는 강인함이란, 바로 유연함이다. 라미란은 "어떤 것이라도 포용할 수 있는 것이 강해요. 달리 보면 비겁하다고 말할 수도 있고 합리화라고도 말할 수 있겠지만, 저는 인정하는 게 강한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제가 찌질해지는 것이 창피하지 않아요. '그래 나 약해, 나 바보 같은 사람이야'라고 인정하면 두려울 게 없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본 다면, 전 초강력한 사람입니다"라고 정의했다.

현재 49세, 라미란은 “전성기가 82세쯤 왔으면 좋겠다"며 웃더니 "세상에 공짜는 없어요. 내가 일 하지 않는데 얻어지는 수익은 없지요. 세상엔 믿을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하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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