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호주 시드니에서 백인 남성 3명이 20대 한국인 남성을 '눈이 작다'고 조롱하며 집단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현지 경찰서 인근에서 벌어진 사건인데도, 호주 경찰은 석 달 넘게 가해자들을 못 잡고 있습니다.
윤샘이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한국인 오모 씨는 지난해 5월 여행을 하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워킹 홀리데이 비자를 받아 호주로 갔습니다.
지난해 12월 새벽, 시드니 한 경찰서 앞에서 봉변을 당했습니다.
백인 남성 2명이 다가오더니 태국인인 줄 알고 욕을 하며 인종차별적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오모 씨/폭행 피해자 : 저한테 욕을 하기 시작하는데 막 'XX 타일랜드' 이러더라고요. 본인 눈을 찢어가면서 '스몰 아이즈'하면서 계속 욕을 하고.]
인종 차별을 멈추라고 하자 또 다른 백인 남성 1명까지 가세해 폭행이 시작됐습니다.
[오모 씨/폭행 피해자 : 반대편 길 건너에서 뛰어와서 저를 바로 날아 차더라고요. 또 다른 백인이 거의 죽일 기세로 차더라고요 발로.]
오른쪽 눈가가 찢어지고 전신에 타박상을 입은 오 씨는 앰뷸런스를 타고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호주 경찰의 미온적인 태도에 다친 몸으로 증거도 직접 찾아야 했습니다.
CCTV가 설치된 인근 상점을 찾아다니고 시드니 한국 총영사관을 찾아가 봤지만 이렇다 할 도움은 받지 못했습니다.
[오모 씨/폭행 피해자 : (영사관 직원이) 저랑 대화할 때도 '잘 모르셨겠지만, 굉장히 많이 일어난다' 그랬거든요. 인종차별 범죄나 폭행이. 경찰서 갔을 때 통역 지원도 해주시고 진술하러 갈 때 이러면 더 좋겠지만 그런 모든 것들이 전무했단 말이에요.]
외교부 측은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안내했고 영사관에서 현지 경찰에 CCTV 영상 제공을 요청하는 등 영사 조력을 제공했다"고 했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지 석 달이 넘도록 현지 경찰은 가해자들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 씨는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채 호주 생활을 접고 한국에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최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