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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동준 "'고거전' PD 불화·최수종 크레딧 신경전 없었다"

입력 2024-03-14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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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고려거란전쟁'의 최고 수혜자, 배우 김동준이다.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에서 배우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고 있는 김동준은 최근 종영한 KBS 2TV 대하사극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몰라보게 급성장했다. 현종 역할을 맡아, 최수종 등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의 몫을 지켜냈다.

그저 쉬운 길은 아니었다. '고려거란전쟁'은 원작자와 드라마 작가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마지막엔 두 감독 간의 이견이 작품의 완성도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논란도 있었다. 김동준이 출연진 크레딧 가장 앞에 이름을 올렸는데, 업계에서는 김동준과 최수종의 이름 순서를 두고 적지 않은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도 흘러나왔다.

이같은 논란과 갈등, 소문을 이겨내고 김동준은 '고려거란전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흔들리지 않고 눈앞의 신에만 집중했다"며 후련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종영 소감이 궁금하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니까 끝난 것 같다. 오늘 아침에 나오면서도 촬영하러 가야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했다. 이렇게 종영 소감을 이야기 하다 보니 끝이 났다는 게 느껴진다."

-촬영 과정은 어땠나.
"현장이 너무 좋았다. 기간이 길었다 보니 그렇다. 사계절 다 겪었고, 전우애가 생겼다. 현장 가는 게 재미있었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게 최수종 선배님이다. 분장팀 형들과 수종 선배님 관계가 20년이 넘었다고 하더라. 모든 스태프, 출연진이 너무나 다 배려해줬다."

-그런 현장이었는데, 제작진 불화설은 왜 나왔을까.
"이유를 모르겠다. 알 길이 없다. (두 감독의 불화설 보도에) 저도 보고 놀랐다. 현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다. 두 감독님 다 열정이 넘치셨다. 두 감독님 다 제가 너무 좋아하고 존경한다."

-크레딧 순서를 두고 최수종과 신경전을 벌였다는 소문도 있었다.
"제가 감히. 수종 선배님은 저에게 너무 은인이다. 정말 은인이다. 극 중 '때론 아버지 같고, 때론 승리에 미친 광인 같고, 때론 친구 같고' 이런 대사가 있다. 김동준이란 사람에게 최수종 선배님의 존재는 정말 아버지 같다. 제가 아버지라고 장난스럽게 부른다. 장난기가 엄청 많으시다. 친구 같다. 연기에 미친 광인 같다. 눈앞에서 바라보면, 감히 그런 분께. 정말 존경밖에 없다."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현종이 왕위에 오르는 과정과 왕위에 오른 후까지 폭넓게 연기했다.
"절에서부터 시작해서 궐에 들어와서 왕의 모습을 보이기까지다. 궐에 들어가기 전에 '지금은 왕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10대의 패기 넘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야 32부작을 찍으면서 변화의 폭이 깊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처음과 마지막 모습에서 하나쯤 보여드리고 싶다고 생각한 건 목소리도 있다. 발성도 신경 써서 바꿨다."

-최수종이 조언해준 게 있나.
"제가 여러 가지 버전을 준비해가고, '이렇게 준비했는데 어떨까요'라고 조언을 구했다. '이런 부분 좋아'라며 조언을 많이 해주셨다. 강감찬이란 인물을 통해 성장해나가는데, 제가 바라보는 강감찬은 최수종 선배님이다. 제가 선배님에게 '조금씩 닮아가는 모습이 있으면 어떨까요'라고 했다. 선배님이 '괜찮은 것 같다. 그런 모습이 쌓이면 나중엔 큰 산을 이룰 것 같다'고 해줬다."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선배들과 함께하는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는데, 부담감이 있지 않았나.
"현종 역 제안을 받았을 때, 그 시절(고려시대)을 많이는 알지 못했다. 찾아 보며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이렇게 성군이신데, 이렇게 몰랐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감히 이 분을 연기해도 될까'란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많은 선배들을 보면서 '이분들과 함께 하면 같이 그려나갈 수 있겠다'란 힘을 얻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앞에서 부담감을 가지고 촬영했다. 그 모습이 근데 현종과 비슷했다. 정전에서 많은 분들과 연기할 때는 그 부담감을 이용했다. 긴장되고 날이 선 모습을 캐릭터에 더 붙여서 연기했다."

-촬영 과정에서 많은 논란이 있었는데.
"올해부터 촬영해서 지난주까지 찍었는데, 내가 찍는 신에 집중하는 게 당연했다. 무언가에 흔들릴 정신 없이, 이 신만을 바라보고 촬영했다."

-전역 후 첫 작품이었다.
"군 전역 이후 열정이 '맥스'였다. 살면서 제일 끝이었다. 1년 반이란 시간 동안 일을 하지 않고 바라만 보는 입장이었다. 활동을 하다가군대에 간 것이어서, 열정을 가지고 나와서 대본을 받았다. 감사함도 너무 컸고, 부담되지만 이걸 이겨내야 한다는 것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 도전하지 않는다면 부담을 지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 박형식도 왕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따로 나눈 이야기가 있나.
"통화를 했는데, 다 촬영하고 있더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은데, 시간대가 안 맞았다. 시완 형이 '이번에 작품 잘 선택한 것 같아'라고 하더라. 그런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 17살에 서울에 와서 그들을 만났다. 삶의 반을 만났던, 같이 살았던 사이다. 동고동락했던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큰 감사였다. 가족 이상의 관계다. 우리는 왕을 연기한 건데, 네고왕(황광희)은 진짜 왕이지 않나. 정말 대단하더라.(웃음)"

-날 선 댓글을 보기도 했나.
"관심이고 애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더 보고 싶은 부분이 있지 않나."

-초반 연기력 논란도 있었는데.
"32부작인데 왕이 되기 이전부터 왕이 돼가는 과정, 왕이 되는 결과까지다. 초반에 촬영하면서 속으로 '아직 왕 아니야'를 되뇌었다. 왕이 돼 가는 과정을 보여드려야, 높낮이를 더 깊게 만들려면 제일 낮은 곳부터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하지 않나."

-논란이 있었을 때, 어떻게 돌파하려고 했나.
"당시 촬영을 하던 때였다. 흔들리거나 이런 건, 신경 쓸 상황이 아니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신을 만들어내는 게 더 중요했다. 변화는 극에서 있었기 때문에, 흐름대로 갔다. 대하사극이라는 타이틀이 있었고, 기라성 같은 선배님, 선생님들과 함께하는 것이지 않나. 부담이 없다면 말이 안 된다. 어떻게 해결해 나가겠냐는 질문에는 교과서 같은 최수종 선배님이 계시니까."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배우 김동준. 사진=메이저나인


-최수종에게 배운 게 있다면.
"선배님 SNS를 보면 '선한 영향력'이란 글을 쓴다. 이걸 눈으로 봤다. 질문을 했을 때 귀찮으실 수 있지 않나. 한 번도 그러신 적이 없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알려주셨다. '선배님의 애티튜드를 많이 보고 배우고 따라 하면서 익혀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순간도 흐트러짐이 없다. 최수종 선배님은 NG를 안 낸다. 대사가 길어도 NG가 없다. 그걸 알고 있으니까 더 날이 서게 준비를 해갈 수밖에 없었다."

-논란의 낙마 장면을 찍을 땐 어땠나.
"대본에 충실해야 하지 않을까. 제가 뭔가를 할 수는 없지 않나. 이 신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이 더 우선이었다."

-왕을 해보니, 현종의 마음으로 정치는 무엇이라는 생각이 들었나.
"선배님들과도 '진짜 전쟁 나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은연중에 역할로서 계속 이야기를 했다."

-앞으로 계획은.
"사극도 부르면 또 할 거다. 찾아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연기 변신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큰 계획이지 않을까."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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