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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초들 의견 경청”...중국식 '전과정 인민민주주의' 선전 보니

입력 2024-03-04 10:43 수정 2024-03-04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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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허베이성 정딩현.

과거에는 '상산'으로 불린 곳입니다.

삼국지 영웅 조운의 고향이자 젊은 시절 시진핑 주석이 서기로 부임해 정치에 입문한 곳으로도 유명한 곳입니다.

당나라 양식의 융흥사, 명나라 시대부터 구도심을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성벽은 이곳의 자랑입니다.

문화재들이 즐비한 이 지역에서 문화재 관리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는 유핑란 씨.

유 씨는 오늘도 융흥사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문제가 생기진 않았는지 살펴보고 문화재보호법 도입을 위한 회의를 소집해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경내에서 문화재 보호를 강제할 권한이 없잖아요. 사람들을 설득하기가 어렵습니다."
"자금이 들어온다고 하더라도 매일매일 유지보수를 할 수 있겠어요?"

유 씨는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이 하는 말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이곳 벽화가 정말 아름다워요. 그런데 색이 좀 바랬어요. 복구된 이미지를 옆에 전시하면 어때요?"
"사람들이 문화재를 만질 수 없도록 제재해야 해요."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면 정책이든 법이든 공중에 붕 뜬다는 게 유 씨의 지론.

[유핑란 / 정딩현 당 간부]
"법률의 제정이나 입법은 민초들의 목소리를 주의 깊게 듣고 반영할 때 효과적일 수 있는 겁니다."

유 씨가 한 얘기는 중국 공산당이 내세우고 있는 '전 과정 인민민주주의'입니다.

이는 서구의 자유민주주의에 대응한 중국식 민주주의 개념인데요.

지방 각급 정부와 인민대표회의가 늘 인민과 밀접하게 연계해 의견과 건의를 경청하고 책임을 진다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처럼 국민이 직접 국가 지도자를 뽑는 건 아니지만, 인민대표들에 선거권이 있으니 그들이 민심을 잘 살피면 민주주의가 구현된다는 거죠.

'전과정 인민민주주의'는 '중국식 사회주의 정치 발전의 길'이라며 2019년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면서 이를 법에 명기했습니다.

서구 사회에서 중국 공산당이 사실상 일당 독재체제가 됐다고 비난하자, 이러한 공세에 맞서 만든 개념으로 보는데요.

위의 정딩현 문화재 당 간부 사례도 중국 공영 CCTV 산하에서 해외에 중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전파하는 선전용 성격이 강한 CGNT가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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