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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성이 애 안 낳는 이유”…BBC가 1년간 인터뷰한 여성들 외침 '독·단·교·주'

입력 2024-02-29 13:21 수정 2024-02-29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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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여성 1명이 나을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이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습니다.


외신들도 이 희대의 저출산율을 주요하게 다뤘는데요.

영국 BBC는 아예 홈페이지 메인에 게재했습니다.

서울 특파원발 기사에선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한국 여성들을 지난 1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인터뷰했다고 덧붙였는데요.

애 안 낳기로 한 첫 번째 이유는 '독박육아'입니다.

인터뷰에 응한 예진 씨는 "집안일과 육아를 분담할 남자를 찾기 어렵다"며 6시 퇴근 시간을 넘겨 저녁 8시까지 회사를 떠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아이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또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암묵적인 압박이 있다"며 자신이 일하는 방송사에서도 "뉴스진행자 2명이 출산 후 퇴사하는 걸 봤다"고 BBC에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경력의 단절'입니다.

BBC는 한국 여성의 교육 수준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지만, 성별에 따른 급여 차이와 일을 하지 않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다며 한국 여성들이 가족과 경력을 '양자택일의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혼 6년 차인 스텔라 씨는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선 일을 그만둬야만 한다"면서 자기 자신과 경력을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낳지 않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남편도 아이를 갖고 싶어했고 자신도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일이 바쁘다 보니 시기를 넘겨버리게 됐다며 대신 남는 시간에 K팝 댄스 교실을 다니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이 키우는 데 드는 비용도 꼽았습니다.

바로 '사교육'과 '주택'입니다.

일과 육아를 병행하더라도 서울의 집값이 일단 너무 비싸 집을 살 엄두가 나지 않는다는 겁니다.

기사에선 부동산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면서도 더 육아 비용을 키우는 독특한 한국만의 문제가 사교육이라고 진단했습니다.

4살만 되도 한국 아이들은 영어와 수학, 음악, 태권도 등 사교육의 연속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사교육 관행에서 벗어나는 것은 경쟁이 치열한 한국 사회에선 실패로 간주되곤 해, 결국 세계에서 아이 키우기가 가장 비싼 나라가 됐다는 겁니다.

결국 막상 결혼하고 애를 낳아도 이러한 이유로 여성들이 짓눌려 우울해하는 게 사회적인 현상이 됐다는 게 문제의 핵심이라고 봤는데요.

그러면서 두 자녀를 키우는 동안 항상 늦게 귀가하는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을 돕지 않아 "몹시 화가 났다"며 "독박육아 결혼"을 했다고 말한 천정연 씨의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천 씨는 주변의 다른 엄마들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육아로 인해 우울한 상태였다며 "아, 이게 사회적 현상이구나"라고 이해했다고 말했습니다.

BBC는 한국에선 동성 커플은 아이를 가질 수 없다며 "양성평등이 잘 된 뉴질랜드로 이민 가겠다"라고 밝힌 동성 커플의 사연도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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