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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살인자ㅇ난감' 최우식 "저라면 살인 대신 신고했을 거예요"

입력 2024-02-1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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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배우 최우식이 살인자 이탕이 돼 돌아왔다.

지난 9일 공개된 최우식이 신작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연재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 영화 '사라진 밤' 이창희 감독의 신작이다.

'살인자ㅇ난감'은 공개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했다. 총 19개 국가에서 톱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극 중 한 인물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하게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화제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최우식은 극 중 우연히 살인자가 된 평범한 남자 이탕을 연기했다. 8화에 걸쳐 이어지는 이탕의 극과 극 변화와 내면의 혼란, 갈등을 잘 담아내며 호평받고 있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작품 공개 소감이 궁금하다.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 '그해 우리는' 끝나고 오랜만에 작품으로 인사한 것이라서, 사람들의 반응이 신기했다. '그해 우리는' 때보다 연락도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기분이 좋았다. 주변에도 원작을 보는 분들이 많았는데,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잘 나온 것 같다고 하더라. 되게 기분이 좋았다. 눈썹 이야기도 많이 하더라. 눈썹을 바꾸고 난 다음에, 변화하고 더 고어한 걸 원했던 분들도 있었고, 이미지가 많이 바뀌어서 좋았다고 하는 분들도 있었다."

-벌크업을 하려고 했지만, 잘 안 되었다던데.
"벌크업을 시도는 했는데, 사람이 잘 안 바뀌더라. 운동을 계속했는데, 원작에서 이탕이 몇달 사이에 인간 병기처럼 바뀐 것같이 나온다. 그것(벌크업)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른 면으로 보여줘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는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고 했다. 최대 몸무게이긴 했다. 그렇게 안 보이긴 하는데, 얼굴이 먼저 찌는 스타일이라 고민이었다. 하다 보니까 얼굴이 자꾸 찌는 거다. 그 얼굴과 나중에 변한, 힘든 얼굴과 잘 안 맞는 것 같았다. 얼굴 살을 조금 더 빼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살찌우는 걸 중단했다. 마른 게 좀 콤플렉스다."

-벌크업 과정이 많이 편집됐다고.
"원래 권투하는 장면도 있었다. 없는 게 더 좋은 것 같다. 이탕이라는 인물이 그런 장면으로 포장되는 게 싫었다. 마음가짐이 변한 후, 킬링머신으로 변했으면 입체적이지 않았을 거다. 편집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눈썹 변화가 인상적이었다.
"원작에서는 머리를 반삭으로 깎는다. 일부러 태닝도 한다. 작품을 왔다 갔다 찍으니까, 반삭을 했다가 돌아오는 게 안 됐다. 그래서 생각한 게, 눈썹이 있고 없고에 따라 사람 인상이 다르더라. 그래서 눈썹 염색을 하게 됐다. 초반에는 사람들이 다 '눈썹을 그렇게 해도 괜찮을까'라고 하다가, 하고 난 후에 '진짜 인상이 많이 다르다'고 해줬다. 그래서 그걸로 '오케이'가 났다."
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이탕의 변화를 어떻게 표현했나.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인데, 이 친구가 우발적이지만 살인을 경험한 친구다. 원작 만화를 어떻게 하면 실제로 있을 법한 인물로 만들지 계속 생각했다. 얘가 변화를 했을 때는 더 다크하게 하려고는 안 했다. 촉이 가는 사람을 처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는 걸 고민했다. 진짜 그런 걸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에 관해 고민했다."

-이후에 이탕은 어떻게 됐을까.
"주변에서도 시즌2를 물어본다. 이탕은 그 후로 한국에 계속 남아서 돌아다니지 않을까."

-극을 이끌어가는데, 대사가 별로 없다.
"어떻게 하다 보니스토리텔러 역할을 많이 했다. 사람들을 데리고 우리 드라마나 영화를 보여주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이번에는 스토리텔러인데, 대사가 많이 없다.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했다. '대사가 없으니까, 표정이나 동작에 더 초점을 둬야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초반에 손석구, 이희준 형에게 '이거 괜찮을까요'라고 계속 물어봤다. 이창희 감독님 스타일이 들어가기보다 한발 물러서서 관망한다. 저는 표현을 조금씩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 스타일이 그렇기 때문에 선배들에게 물어본 거다. 대사가 없다 보니까, 얼굴이나 이런 거로표현해야 하는 게 많았다. 현장에선 몰랐는데, 다 편집된 걸 보니까 '이래서 이런 앵글이었구나'를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연기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항상 비슷한 포맷에서 연기를 많이 할 때가 있지 않나. 저도 모르게 거기에 익숙해졌다. 얼굴로 말해야 하는 장면, 눈으로 말해야 하는 장면을 바스트에서 계속 기다렸던 거다. 그런데 여기는 풀 찍고 넘어가고, 투샷 찍고 넘어갔다. '나 아직 얼굴로 이야기 안 했는데'란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귀여운 이미지인데, 정반대의 역할에 도전했다.
"데뷔 후 덤벙덤벙 뛰어다니는 역할을 많이 했다. 그래서 '이렇게 하면 더 덤벙거리는 캐릭터가 되는구나'를 배웠다. 제가 하면서 재미있고, 스스로도 '내가 내 연기를 볼 때도 불편하지 않겠구나'가 이쪽에 더 맞는 것 같다. 이런 작품을 읽었을 때도 그래서 더 욕심이 많이 났다. '다른 배우들이 했을 때와 내가 할 때 어떻게 달라질까'를 생각했을 때 더 재밌어한다."

-촬영 분위기는 어땠나.
"즐거운 농담을 할 수 있는 현장이었다. 손석구 형과 감독님이 동갑이다. 분위기가, 저 옛날 '사냥의 시간' 찍을 때 같았다. 다들 개그 욕심을 냈다. 얼마 전에 현봉식 형이 SNS에 올렸던데, 저희가 스케쥴표를 받으면 '오늘의 한마디'가 있었다. 거기에 말도 안 되는 농담 같은 게 적혀있다. 작품 분위기와는 너무 다르게 하하 호호하며 찍었다."

-호평이 많은데.
"원작이 있는 걸 연기할 때 많이 부담되고 고민도 된다. 대본을 받고 캐릭터를 고민하면, 캐스팅 이후부터는 제가 하는 게 그 캐릭터가 되는 거다. 이건 원작을 본 사람은 '내가 생각한 이탕은 이런 느낌인데'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좋게 봐주셔서 너무 다행이다."

-새로운 도전에 관한 갈등이 있었나.
"있었던 것 같다. 지금은 아예 없다. 예전엔 분명히 있었다. 교복을 입고 싶지 않고, 저도 말 타면서 총 쏘고 싶고. 샤워도 그냥 막 하고. 그런 이미지를 갖고 싶었을 때가 있었다. 요즘엔 바뀌었다. 테트리스도 일자 길쭉한 게 나와서 한꺼번에 없어지는 것처럼, 제가 한 캐릭터가 쌓아 올렸다가한 번에 성장하는 그런 거다. 연기하면서도 재미있는 것 같다. 언젠가는 저도 얼굴에 나이테도 생기고, 그런 게 생겨서 이미지 변화를 할 때가 올 거다. 근데 요즘엔 그런 고민이 많이 없어졌다. 예전이었으면 이게 안 어울렸을 수도 있다. 연기적으로 부족할 때 이탕을 연기했으면 분명 안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고 했을 거다. 요즘엔 그런 모습도 어울린다고, 좋은 반응도 많더라. 작품을 만나가면서 이미지 변화가 저절로 되는 걸 기다리고 있다."
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배우 최우식. 사진=넷플릭스


-과거엔 왜 그랬을까.
"처음에 주인공 옆에서 분위기 띄우는, 극에서 쉬어가는 역할을 많이 했었다. 그러니까 멋있는 거 하고 싶고, 그런 갈망이 항상 있었다. 과거에 젊어 보이는 얼굴이니까, '거인' 끝나고는 계속 고등학생 역할을 했다. 그것도 좋은데, '내가 지금 잘해야 하는 모습이 이런 건가'라며 다른 역할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제는 교복 입는 캐릭터를 할 수 있겠나.
"불러만 주면 할 수 있다. 진짜 고등학생이 아닐 때 고등학생 연기를 해야 하는 것이지 않나. 이제 서른셋인데, 서른셋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걸 고등학생으로 표현해서, 과거보다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당한 살인은 있다고 생각하나.
"촬영을 하면서도 계속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제작발표회 자리 같은 데서 '드라마를 보면서 각자 알아가는 것 같다'고 이야기는 했는데. 무조건 살인은 아닌 것 같다. '그런 파워가 생기면 어떻게 할 거냐'는 질문을 받은 적 있는데, 저는 그런 파워가 생기면 계속 신고만 하고 다닐 것 같다. 1년에 1만 2000번 신고해서 불법주차를 못 하게 한 시민 뉴스를 본 적 있다. 그렇게 프로신고러가 될 것 같다. 이탕을 연기할 땐 제가 죽여야 하니까. 죽이는 행위보다는, 살인이라는 행위에 타협하는 부분이 어딜지 고민했다. 사실 타협을 못 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엔딩에서) 장난감 앞에서 그런 행동을 한 것 같다. 타협을 못 했다고 생각하며 연기했다.
'살인자ㅇ난감'?

'살인자ㅇ난감'?


-이탕의 능력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저주인 것 같다. 근데 저처럼 신고만 하는 사람이었으면, 또 모르겠다. 다른 장르의 드라마가 나올 것 같다. 이탕에겐 저주이지 않을까."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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