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얼룩말 '세로'는 어떻게 탈출했나...감사 결과 살펴보니

입력 2024-02-02 11:45 수정 2024-02-02 11:4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사진=연합뉴스〉

어린이대공원에서 탈출한 얼룩말 세로.〈사진=연합뉴스〉


지난해 3월 얼룩말 '세로'가 탈출한 어린이대공원 측의 관리가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방사장 울타리는 낡고 약해 세로가 쉽게 부수고 탈출할 수 있었고, 이렇게 탈출한 동물이 대공원을 빠져나가 민가에 난입하는 2차 피해를 막을 장치도 부족했습니다.

지난해 3월부터 이 사태를 조사한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말 어린이대공원 측에 감사 결과와 요구사항을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감사위의 통보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낡고 낮은 울타리…제 역할 못 해"


감사위는 먼저 방사장 울타리가 기준에 미달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3월 감사 당시엔 얼룩말 방사장 울타리가 1.8m로 환경부 매뉴얼 기준을 충족했지만, 2022년 자료에선 울타리 높이가 1.7m로 기준에 맞지 않다고 봤습니다.

얼룩말 방사장의 나무 울타리가 낡았고, 전기 울타리는 역할을 못 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목제 울타리 설치 연도를 확인하니 2010년으로, 내구성이 저하되었다고 꼬집었습니다.

기울어지고 파손된 울타리. 〈사진=서울시설공단〉

기울어지고 파손된 울타리. 〈사진=서울시설공단〉


감사위는 보고서에서 "CCTV를 보면 세로가 방사장 울타리를 넘고 파손하며 도주했는데, 전기 울타리가 가동 중이었지만 흥분한 얼룩말에게 효과가 없었으며 목제 울타리는 힘없이 기울어져 역할을 하지 못했다"라고 썼습니다.

얼룩말 '세로'의 탈출 경로. 〈사진=서울시설공단〉

얼룩말 '세로'의 탈출 경로. 〈사진=서울시설공단〉


출입구 10곳 중 4곳에만 차단 시설


어린이대공원은 면적이 넓지 않아 탈출한 동물이 짧은 시간 내에 공원 외부로 나갈 가능성도 높은 점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는 대목도 눈에 띕니다. 특히 주택가와 인접해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하지만 감사 결과 출입구 10개 중 4곳의 출입구에만 경비 인력이 배치되어 있거나 차단 시설이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나머지 문 6곳에는 이런 장치가 없었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출입문 운영 현황. 〈사진=서울시설공단〉

어린이대공원 출입문 운영 현황. 〈사진=서울시설공단〉


외곽 울타리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총 2814m의 경계선 중 900m 구간에는 울타리가 없었습니다. 목제 울타리 1300m 구간의 높이는 1.2m 이하로 야생동물이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었습니다.

위험 통보 매뉴얼 미흡


시민에게 신속히 알리는 장치도 부족했습니다. 맹수와 중대형 초식동물은 이동 속도가 빠른데, 관람객을 대피 유도하는 방안이나 인근 거주 주민에게 재난문자를 송출하는 장치 등을 담은 매뉴얼이 미흡하다는 겁니다.

동물 관리를 위해 설치된 CCTV가 70개 있었지만 대부분 육식동물 위주였습니다. 세로가 탈출할 당시에는 초식동물 관련 방사장에 CCTV가 단 1개였습니다.

감사위는 울타리 등 시설 보강, 동물사 모니터링 강화, 동물탈출 대비 모의훈련 확대, 인근 거주 시민 포함한 동물 탈출 안전 대책 마련 등을 주문했습니다.

어린이대공원 측은 동물원 울타리를 교체하고 모의훈련을 시행하는 한편, 재난안내시스템 구축 밎 매뉴얼 보완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