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마동석이 액션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자신만의 철학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영화 '황야(허명행 감독)'를 통해 전세계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는 마동석은 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 된 인터뷰에서 "허명행 감독이 앞선 인터뷰에서 '황야'를 통해 액션 배우 마동석의 존재감을 더욱 세계화 시키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하더라. 드웨인 존슨에 견주어도 못지 않은 배우라는 자신감을 내비치던데 인정 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말했다는 걸 지금 알았다. 굉장히 고마운 마음인데, 드웨인 존슨과는 비교할 수 없다"며 겸손함을 내비쳤다.
마동석은 "일단 드웨인 존슨은 키도 굉장히 크고 잘 생겼다. 실제 레슬링을 할 때부터 팬이었다. 근데 나는 이제 외모가 좀 딸리기 때문에 액션을 더욱 더 잘해야 한다"며 웃더니 "난 그렇다. 그냥 열심히 하는 것이 최선이다. 부족해도 해낼 수 있다는 것,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고 싶고,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 행복한 사람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관점의 차이는 있다. 어떤 관점으로 배우를 바라보고, 배우는 어떤 관점을 갖고 연기하느냐. 모든 작품에서 다른 사람, 다른 캐릭터를 보여줘야 한다는 걸 배우의 덕목으로 보는 배우도 있을 테지만, 나는 액션 배우가 되고 싶어 오랫동안 싸우고 헤쳐 나온 것이라 그 점에 초점을 맞추고 달리는 것이다. 물론 언젠가 액션을 진짜 못하는 날도 올 것이다. 아시다시피 지금도 건강 상태가 온전치는 못하다. 나중에는 아예 다른 장르도 하게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영화는 마라톤이기 때문에 한 기간에 뭘 한다고 해서 꼭 그게 전부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 하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에 노력하고 해내 보려는 것이다. 나이가 50이 넘었는데도 쉬는 날 국가대표 선수들과 꾸준히 스파링을 하고 있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언젠가는 액션이 아예 없는 드라마 장르에 출연할 수도 있고, 연기가 아닌 제작만 할 수도 있지만 할 수 있을 때까지는 액션 배우의 모습을 보여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동석시네마틱유니버스(MCU)'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마동석과 마동석 액션은 대체불가 존재감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도 신선함을 잃지 않으려 한다. 액션 배우의 액션 철학은 그래서 조금 더 남다르다.
마동석은 "같은 액션 영화 카테고리로 묶여도 장르와 디자인은 다양하게 쪼개질 수 있다. '황야'처럼 게임 같은 오락 액션이 있는가 하면, 스토리와 액션을 같이 물고 가는 영화도 있을 것이고, 메인은 휴먼 장르인데 그 안에 액션이 섞인 작품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액션'만 두고 본다면, 꼭 그럴 필요는 없고 나 혼자만의 생각이자 강박 같은 것인데 나는 '진짜로 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진짜 할 줄 모르는 기술을 얻어 영화적으로 표현돼 화려하게 보이는 것 보다, 실제로 할 수 있는 액션을 추구한다"는 마동석은 "그 액션들을 연기로도 표현할 수 있게 만들려고 오랜 시간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진짜 같아 보일까'를 지금도 선수들과 연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때리는 걸 진짜 때리면 안 되니까. 서로 다치지 않게. 판타지를 기반으로 한 '황야'는 과격한 색깔과 느낌이 강한 디자인의 도움도 받았다. 현실 베이스 액션은 아직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만 지향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아무래도 건강 상태에 따라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액션을 디자인 할텐데, 하고 싶지만 못하는 액션도 있냐"고 묻자 마동석은 "먼저 건강은 굉장히 좋아졌다. 이전에 이곳 저곳 다치고 고장 났다고 말씀을 드리긴 했지만 재활을 엄청 오래해서 웬만한 건 다 할 수 있는 상태로 끌어 올려놨다. 작품에서 보여지는 액션들은 진짜 몸이 안 좋으면 못 한다. 할 수 있어서 소화해 본 것이다"라고 전해 그의 액션을 사랑하는 팬들의 안도감을 자아냈다.
또 "다만 못하는 액션도 있기는 하다. '범죄도시'를 보면서 이미 눈치 채신 분들도 있을 것이다. 형사인데 뛰는 장면이 많이 없다. 주로 싸움만 한다"며 "천천히 뛰니까 조깅 액션이 되더라. 발차기도 육중한 사람이 하면 좀 그렇다. 길쭉한 친구들이 날렵하게 착착 해줘야지. 몸이 조금 더 좋아지면 다시 추격과 액션을 함께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 지금은 추격이 안 된다. 어디 먼저 가서 기다려야 한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황야'는 폐허가 된 세상, 오직 힘이 지배하는 무법천지 속에서 살아가는 자들이 생존을 위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다. 지난 달 26일 공개 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 비영어 부문 1위, 전체 부문 2위에 등극하는 등 뜨거운 글로벌 호응을 얻고 있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