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반도체 장비회사의 핵심기술을 중국 기업에 넘긴 이 회사 임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기술 유출로 동생이 구속되자, 친형이 이걸 이어받아 똑같이 기술을 빼돌렸는데 피해 규모가 2천백억원이 넘습니다.
박현주 기자입니다.
[기자]
'초임계 반도체 세정 장비' 도면을 중국에 유출한 남 모 씨가 재판에 처음 넘겨진 건 재작년 11월이었습니다.
반도체에 손상을 주지 않고 이산화탄소로 세정하는 장비인데 세계 최초이자 국가 핵심 기술로 꼽혔습니다.
삼성전자 자회사 세메스 전직 연구원이었던 남 씨와 일당 3명은 이 기술을 유출해 1200억 원 가량을 번 혐의를 받았습니다.
지난 9일 2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렇게 끝난 줄 알았던 기술 유출 범죄.
이번엔 남씨 친형이 이어갔습니다.
동생 회사 운영권을 넘겨받고 기존에 확보한 세메스 핵심 정보로 장비를 제작했습니다.
그런 뒤 중국 반도체 기업 PNC가 요구할 때마다 장비를 보냈습니다.
과정은 은밀했습니다.
기록이 남지 않도록 매 부품마다 8번에 걸쳐 쪼개서 수출했습니다.
수사망을 피하려고 중국 현지에 장비를 제작할 수 있는 사무실도 만들었습니다.
PNC, 중국 4대 반도체 세정장비 기업인데 미국이 지정한 '잠재적 수출 통제 대상'입니다.
이렇게 벌어들인 돈만 34억원.
세메스 피해액은 연구비를 포함해 2100억 원이 넘는 걸로 추산됩니다.
친형과 임직원 등 3명은 구속됐습니다.
검찰은 "기술 유출을 반복해 국내 반도체 산업에 회복 불가능한 손해를 입혔다"고 설명했습니다.
[화면제공 수원지검 / 영상디자인 유정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