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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다 갚았다"....그리스의 화려한 귀환

입력 2024-01-27 09:00 수정 2024-01-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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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JTBC 유튜브 '장르만여의도')]
"막 돈을 막 국채를 발행하고 그건 무책임한 거예요. 그리스처럼 베네수엘라 되기를 바라요? 노노노 안 돼. 절대 안 돼."

망한 나라의 상징처럼 돼버린 그리스.

'유럽의 병자'라고까지 불렸던 이 나라가 최근 권토중래에 성공했습니다.

OECD 국가 가운데 최우등의 경제 성적표를 받아든 겁니다.

워낙 경제 사정이 좋지 못했으니, 이른바 기저효과 때문에 경제성장률만 높아진 게 아니냐 의심할 수 있는데요.

물가상승률, 고용증가율 등 5가지 분야에 걸친 종합평가에서 당당히 1등을 차지했습니다.

 

세계 금융위기 '직격탄' 경제 침몰


그리스는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죠.

'부채 폭탄'이 터지며 인구의 3분의 1이 실업자로 내몰렸습니다.

그리스 정부는 구멍 난 재정을 메우기 위해 국제통화기금은 물론 주변 나라들에도 손을 벌렸는데요.

독일에겐 우리 돈 330조원에 이르는 '나치 피해 배상금'을 달라고 생떼를 썼습니다.

차라리 "그리스 신전을 팔아라" 이런 비아냥을 듣기도 했죠.
 

한때 잘 나가던 그리스 '재정 펑펑'


세계 금융위기 직전까지만 해도 그리스는 잘 나가던 국가였습니다.

2008년 당시 1인당 GDP가 3만2000달러에 달했습니다.

그만큼 씀씀이가 컸다는 게 문제였지만 말입니다.

16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투자해 성대한 올림픽을 치렀죠.

이른바 '무상 시리즈' 정책에, 높은 연금과 최저임금도 보장해줬습니다.

결국 그 끝은 국가부도 위기였습니다.
 

'국난 극복' 국민 몫…고강도 긴축


국난 극복의 책임은 고스란히 그리스 국민의 몫이었습니다.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강도 높은 긴축 조치가 단행됐습니다.

연금은 반 토막이 났고, 공무원 23만명이 잘려나갔습니다.

'무상 정책'들도 사라졌습니다.
 

우파 정부 '친시장 정책' 경제개혁


오랜 암흑기를 감내해야 했던 그리스.

본격적인 경제 회복의 계기를 마련한 건, 지난 2019년 우파 정부가 들어선 이후입니다.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그리스 총리]
"시민들이 우리에게 그리스를 변화시키라는 강력한 의무를 부여했으며, 우리는 이 임무를 충실히 이행할 것입니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시장친화적인 경제 정책을 밀어붙입니다.

공기업을 대거 민영화하는 한편, 법인세 등 기업 관련 규제도 과감하게 풀었습니다.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디지털 전환 등 '그리스 2.0' 계획도 수립합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결국 세금을 많이 거두고 정부 지출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거든요. 과거 포퓰리즘을 펼쳤던 전 정부들의 정책에 익숙해졌던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오래 걸린거죠.)"
 

줄 잇는 외국인 투자…증시 37.8% 상승


그리스의 변화에 가장 먼저 반응한 건 외국인 투자자였습니다.

지난 2022년에만 11조5000억원에 이르는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뤄졌습니다.

돈이 돌기 시작하자, 주식 시장에도 훈풍이 불었습니다.

그리스 대표 지수인 아테네제너럴은 지난해 37.8%가 올랐습니다.

유럽의 대표 지수인 유로스톡스600의 상승률이 7.2%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상승 폭은 다섯 배 이상이었습니다.

유럽의 문제아에서 최우등생이 돼 돌아온 그리스.

그리스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라고 할 만합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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