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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 'YS 에르메스백' 전례로 따져보니

입력 2024-01-24 10:24 수정 2024-01-24 13:22

'갈등 봉합'에도 '김 여사 디올백' 뇌관 여전
<경향신문> "국고에 귀속된 시점 중요" 지적
이철규 "가방, 돌려주면 국고 횡령" 주장은 사실과 달라
대통령기록관 '역대 대통령 전례'에도 어울리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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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봉합'에도 '김 여사 디올백' 뇌관 여전
<경향신문> "국고에 귀속된 시점 중요" 지적
이철규 "가방, 돌려주면 국고 횡령" 주장은 사실과 달라
대통령기록관 '역대 대통령 전례'에도 어울리지 않아

■ 방송 :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평일 오전 8시 JTBC News 유튜브)
■ 진행 : 이가혁 기자
■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용 시: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에 대해서 “사과해야 한다”, “무슨 사과냐, 수사를 받아야지” 등 많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디올백, 지금 어디에 있고, 이 디올백의 '지위'는 어떻게 분류가 되느냐, 대통령기록물이냐, 국고냐 등등의 많은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일부에서는 “국고니까 이걸 돌려주면 오히려 국고 횡령이다”는 발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경향신문〉이 오늘 〈몰래 받은 명품 선물도 대통령기록물이라는 용산의 궤변〉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대통령실이 지난 19일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과 관련해서 기자들에게 '대통령 부부에게 접수되는 선물은 대통령 개인이 수취하는 게 아니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에 귀속돼 관리된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규정은 “대통령기록물법이 유일하다”라고도 했습니다. 또 신문은 “문제의 가방이 국고에 귀속된 시점도 중요하다”면서 수수 의혹이 언론에 알려진 후 귀속 절차가 이루어졌다면 김 여사가 자발적으로 신고한 게 아니라 '야, 이거 큰일 나겠다'며 뒤늦게 귀속했다고 의심할 만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22일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절차를 거쳐서 국고에 귀속된 물건을 반환하는 것은 국고 횡령이에요. 그 누구도 반환 못 합니다. 이것은 대한민국 정부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국고'는 '대통령기록물'로 해석됩니다.

그렇다면 일단 이 이철규 의원의 말 맞는 것인가? 우선 '대통령기록물법'상 '대통령 선물'인지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관련해서 국민으로부터 받은 선물로서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는 선물이어야 합니다. 김 여사가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서 재미목사에게 받은 디올백이 국가적 보존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공직자윤리법 제15조에 따른 선물'인지를 따져야 합니다. 첫 번째 '외국으로부터 받은 선물', 두 번째 '직무와 관련하여 외국인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역시 직무와 관련되지 않으므로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 디올백은 '국고에 귀속됐고, 돌려주면 국고 횡령'이라는 이철규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제가 꼭 이렇게 굳이 따져드려야 할까요? 굳이 따져드려야 합니까? 행정안전부가 대통령기록관이라는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런 거 관심 있어서 그냥 재미로 찾아보고 있거든요. 대통령이 퇴임하고 나면 기록물이 행안부 대통령기록관에 이관이 되거든요. 코드 번호 붙이고, 언제 받은 것인지 등 깔끔하게 다 잘 정리해 놓습니다. 여기에 '핸드백'이라고 검색해보겠습니다. 몇 건이 나옵니다. 1996년 김영삼 대통령 때 이거 에르메스백이 나오네요. (클릭하여 직접 보기)


김영삼 대통령이 1996년 9월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에르메스 핸드백.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캡쳐〉

김영삼 대통령이 1996년 9월 당시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에르메스 핸드백. 〈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 캡쳐〉


'와, 이거 에르메스 명품백이니까 김영삼 대통령 때도 에르메스 받았어. 그러니까 디올백 이것도 괜찮은 거야' 설마 이러시는 분 없겠죠? 이 에르메스백 설명을 더 볼게요. 9월 2일부터 16일까지 김영삼 대통령 내외가 중남미 5개국을 방문했고요. 그 중간인 9일에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사울 메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고, 그때 받은 선물이라고 나옵니다. 이렇게 디테일하게 어떤 일정에, 누가, 왜 줬는지가 국민들에게 다 공개가 돼 있습니다. 투명하게 정리가 되어 있죠. 노무현 대통령 때도 무슨 핸드백이 하나 나옵니다. '리본 장식 핸드백'이라고 뜨고요. 43대 조지 부시 대통령 부인이 준 것이군요. 2005년 11월 부산에서 APEC 정상회담이 있을 때, 부인 권양숙 여사와 퍼스트레이디들이 부산 시립박물관을 방문했다고 나오네요.

물론 이렇게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되는 것은 퇴임 후에 본격적으로 절차가 진행되는 것입니다만, 만약 일부 주장대로 이게 대통령기록물이고 국고 귀속된 거라 나중에 대통령기록관에 분류가 된다면? '서초동 코바나 콘텐츠 사무실에서 재미교포 목사에게 받았다' 이렇게 정리해놓을 거 아니잖아요. '김건희 여사가 받은 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이라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라는 게 전례를 보면 쉽게 파악됩니다.


'디올백'이 대통령기록물? 'YS 에르메스백' 전례로 따져보니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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