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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돌린 정부 보조금 '10억대'…교육업체 대표, 태국으로 도주

입력 2024-01-24 08:55 수정 2024-01-24 10:24

경찰, 횡령 의혹 거래계좌 확보…수사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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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횡령 의혹 거래계좌 확보…수사 확대 불가피

[앵커]

정부가 중소기업의 비대면 서비스 분야를 키우자고 만든 'K비대면 바우처'란 사업이 있습니다. 세금 5천 800억을 들여서, 화상 회의 같은 비대면 플랫폼 개발에 최대 90%까지 보조금을 줬는데요. 그런데 업체들이 미리 입을 맞추고 빼먹은 액수가 10억 원이 넘었습니다. 정부가 살펴보니 확인된 것만 36곳이었습니다.

최연수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경기도에 있는 한 영어교육 업체 계좌내역입니다.

다른 수학 교육업체와 2000만원씩 주고받은 내용이 있습니다.

옆에는 '사이좋게 50%씩'이란 메모도 있습니다.

두 업체 대표는 평소 아는 사이였습니다.

코로나 시기에 중소기업벤처부가 추진한 K-비대면 바우처 사업을 노렸습니다.

화상회의 등 비대면 플랫폼을 만드는 업체와 쓰는 업체를 중간에서 연결해주는 사업이었습니다.

최대 90%의 보조금이 목적이었습니다.

400만원짜리 서비스를 제공하면 쓰는 업체는 40만원만 내고 나머지 360만원은 정부에서 주는데, 신청한 뒤 서비스는 하지 않고 받은 돈만 서로 나눠가진 겁니다.

두 업체 함께 이렇게 빼먹은 보조금이 10억이나 됩니다.

영어업체 대표는 직원들에게 건당 10만원씩 주고 다양한 서비스 활용 방안을 받아냈습니다.

다양하게 쓸수록 선정될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서비스 공급업체들은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풀거나 아예 수십만원씩 돌려주겠다며 대놓고 홍보하면서 플랫폼을 쓸 업체를 모으기까지 했습니다.

정부가 뒤늦게 이렇게 찾아낸 보조금 빼먹기는 모두 36건이나 됩니다.

경찰은 10억을 빼먹은 수학 교육업체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초 태국으로 도주한 사실을 확인하고 뒤를 쫓고 있습니다.

특히 경찰이 확보한 계좌내역에 다른 여러 업체들과 돈이 오간 내역이 담겨 있어 수사 확대가 불가피합니다.

5년 동안 5800억원을 투입한 K-비대면 바우처 사업은 지난해 끝났습니다.

[영상디자인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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