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황산 테러로 원래의 얼굴을 잃은 여성이 모델로 카메라 앞에 섰습니다. 집에만 갇혀 살지 않고 밖으로 나와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룩북 촬영이 한창인 스튜디오, 한 여성이 사진 한 장을 들고 있습니다.
사진 속 여성은 모델인 패트리샤 르프랑 본인으로, 황산 테러를 당하기 전의 모습입니다.
15년 전, 택배가 왔다는 소리에 나갔다가 문 앞에서 변을 당했습니다.
범인은 전 남자친구였습니다.
[패트리샤 르프랑 : (테러 직후) 걸을 수가 없어 기어갔어요. 팔이 아스피린처럼 녹아내리는 걸 봤죠. 스스로에게 '넌 죽어가고 있어'라고 말했어요.]
혼수상태에서 3개월 만에 깨어난 날, 모든 게 원망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전 남자친구가 원하는 대로 집에만 갇혀 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에 놓인 생존자를 돕기로 결심했습니다.
[자프 샤 : 르프랑은 자신을 파괴한 것들을 받아들이고, 이를 놀라울만큼 긍정적인 무언가로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이 사실에 저는 겸손해집니다.]
카메라 앞에 선 것 역시 생존자들과 연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거울조차 보기 힘들었지만, 더는 슬퍼하지 않습니다.
[패트리샤 르프랑 : 이제는 배웠어요. 조금 거칠게 들릴 수 있지만, 이 추악한 얼굴과 살아가는 법을 배웠죠. 이게 저예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나요?]
'당신의 인생은 끝나지 않았다'며 스스로와 또 다른 피해자들을 위로했습니다.
[패트리샤 르프랑 : '네가 살아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말했죠.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