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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증교사 재판서 이재명 녹취 재생…“그런 이야기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입력 2024-01-22 20:38 수정 2024-01-22 20:52

이재명 "기억나는대로 얘기해달라 부탁한 것" 직접 혐의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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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억나는대로 얘기해달라 부탁한 것" 직접 혐의 반박

위증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재명 대표가 증언을 부탁하는 내용의 통화 녹음이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오늘(22일) 오후 위증교사 혐의를 받는 이 대표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오늘 법정에서는 이 대표가 김씨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라며 등 유리한 증언을 여러 차례 부탁하는 내용이 담긴 전화 통화 녹취가 재생됐습니다.
 

첫 공판기일서 바로 녹취 재생… "교감 있었다고 해주면 제일 좋죠 뭐"

이 대표가 김씨에게 증언을 부탁하는 내용이 담긴 전화 녹취는 이 재판의 핵심 증거입니다.

재판부가 이 대표와 김씨의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결정하며 오늘 김씨 재판의 서증조사(증거를 법정에서 공개하고 그 취지를 설명하는 절차)가 바로 이뤄졌고, 이때 검찰이 통화 녹취의 일부를 직접 재생했습니다.

전화 통화가 이뤄진 시기는 2018년 12월, 이재명 대표가 경기도지사 선거 과정에서 "검사 사칭 누명을 썼다"는 허위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때입니다.

재생된 녹음에서 이 대표는 "검찰도, 시청도, KBS도 전부 다 이해관계가 일치되어 나에게 덮어씌우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김씨에게 "그런 기억을 좀 되살려서 당시의 뉘앙스를, 시장님을 모시고 있던 입장에서 전체적으로 한 번 이야기를 해주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증언을 요청합니다.

김씨가 "어떤 취지로 저기(진술)해야하는지를 한 번…"이라고 답변하자, 이 대표는 "변론 요지서와 재판에서 한 주장을 다 보내드리겠다"며 텔레그램으로 자료를 전달하겠다고 답합니다.

그 다음 통화에서는 이 대표가 "KBS와 김병량 시장 측이 많이 상의를 했고, 가능하면 교감이 있었다고 이야기해주면 가장 좋다"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합니다. 김씨가 "그 때는 선거 운동으로 나와있던 시기라 애매하다"고 말하자, 이 대표는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 뭐" 라며 재차 부탁합니다.

검찰은 이 녹취를 근거로, 이 대표가 당시 "자신이 필요로 하는 증언 내용을 일방적으로 설명한 뒤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는 김씨에 노골적으로 위증을 교사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김씨는 앞선 검찰 수사과정과 오늘 재판에서 모두 위증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이재명 "김씨와는 애증관계"…혐의 직접 반박

녹취 재생에 앞서 검찰과 피고인 측의 모두진술이 있었습니다.

검찰은 이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이재명이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 받으려 김씨에게 수차례 연락해 적극적으로 위증을 교사했다"며 공소사실을 밝혔습니다.

이 대표는 발언 기회를 얻어 검찰의 주장을 직접 반박했습니다. "김진성과는 애증의 관계"라며 발언을 시작한 이 대표는 "김씨가 있는 사실도 제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고, 없는 사실을 허위로 증언해달라고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녹취를 보면 오히려 제가 김씨에게 '기억나는대로 얘기해달라'고 12번을 반복한다"고 위증 교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 대표와 변호인은 "김씨가 검찰에서 여러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언급하며 김씨가 검찰에서 한 자백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갑자기 분위기 백현동?'…이재명 "검찰, 유리한 건 빼고 기소"

재판 과정에서 녹취의 일부 대목을 근거로, 이 대표의 백현동 배임 의혹에 관한 진실공방이 잠시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와 김씨 간 첫 통화, 이 대표는 "인섭이 형님은 잘 지내냐"고 묻습니다.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로비스트 김인섭씨를 의미합니다. 김씨는 "들으신 이야기 없냐"며 "식품연구원 부지 개발사업 관련 문제가 있어 소송 중이다"라고 답합니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성남시장 이재명이 김인섭의 백현동 개발사업에 대해 모르고 있다는 중요한 증거"라고 주장하며 "검찰이 백현동 배임 재판에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일부러 빼고 제출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이에 대해 "이재명이 개발사업을 아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고, 이재명도 민사소송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며 "이 녹취도 백현동 사건의 증거로 제출됐다"고 반박했습니다.

 

김씨 측 "신변 위협, 변론 분리 해달라"

김씨 측은 재판부에 "이재명과 변론을 분리해달라"는 의견서를 냈습니다. 또 "성남 지역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낀다"며 재판 받는 동안 이 대표를 퇴정시켜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김씨 측의 뜻을 받아들여 변론을 분리해 진행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6일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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