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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자냐, 독재자냐…모디 '15년 집권' 야망

입력 2024-01-14 15:00 수정 2024-01-1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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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 1, 0 찬드라얀 발사!

지난해 8월 인도가 쏘아 올린 무인 탐사선 '찬드라얀 3호'가 달 남극에 내리던 장면, 기억하실 겁니다.

달 착륙에 성공한 네 번째 나라가 된 인도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렸는데요.

인도가 놀라운 약진을 보인 건 우주에서만이 아닙니다.
 

'모디노믹스'로 경제 대국 우뚝


인도의 GDP는 팬데믹 때를 제외하면 지난 2014년부터 연평균 7%씩 성장했습니다.

한때 식민 지배를 받았던 영국도 제치고 2022년엔 세계 5위로 떠올랐습니다./

세계은행이 전망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은 2.4%인데, 인도는 6.4%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급속한 경제 성장의 비결은 '모디노믹스'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14년 집권한 이래 내세운 기치죠.
 

'세계의 공장' 꿈꾸는 인도


'모디노믹스'의 핵심은 '메이크 인 인디아'입니다.

해외 자본을 들여와서 인도 제조업을 발전시킨다는 건데요.

인도 땅에서 생산하는 외국 기업에 세금 혜택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나 반도체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는 보조금을 지원합니다.

지난해 현대차가 인도 내 공장 설비를 크게 늘렸고요.

일본 차 업체들도 천문학적 투자에 뛰어든 상태입니다.

[토시히로 스즈키 / 스즈키 사장 (지난 10일)]
"스즈키 그룹은 스즈키 자동차 구자라트 3,200억 루피(5조 720억 원)를 투자하여 연간 250,0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후반 생산 설비를 추가할 것입니다."

테슬라도 인도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고, 애플 역시 중국에서 인도로 생산 공장을 옮기고 있습니다.
 

경제 발판 삼아 '15년 집권' 야망


그 덕분인지 모디 총리는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시마 슈클라 / 인도 우타프라데시주 야요드햐시 주민]
"아요드햐를 예전과 완전히 바꿔준 모디 총리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달라졌어요.”

올해 4~5월 열릴 총선에서 3연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따놓은 당상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모디는 자신이 세 번째 집권하면 인도를 세계 3위 대국으로 만들겠다는 선언도 했습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저의 세 번째 집권기엔 반드시 인도 경제가 세계 3위 안에 포함될 겁니다."

실제 전망은 밝은데요.

국제통화기금 IMF는 "2027년까지 인도의 GDP가 일본과 독일을 차례로 추월해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안에 들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포퓰리즘에 가려진 '그늘'


하지만 눈부신 발전에 가려진 면들도 있습니다.

지난해 인도의 1인당 GDP는 약 2400달러, 우리 돈 약 315만 원으로 방글라데시보다 낮은 수준입니다./

열악한 노동 환경 탓에 높은 실업률도 인도 경제의 약점으로 꼽힙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인도의 산업 구조가 농업 중심으로 퇴보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차라리 농사를 짓자며 도시를 떠난다는 겁니다.

[강성용/ 서울대학교 아시아연구소 남아시아센터장]
"농촌에 보조금을 뿌려주기 때문에 어차피 밑바닥 생활을 할 바에는 공장에 안 다니고 농촌에 앉아 있는 게 훨씬 나은 거예요. 선거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제 더 심해지는 거고."
 

'민주주의 말살' 비판도


종교적인 갈등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모디 총리는 힌두교도만을 위한 정책을 만들며 종교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그만큼 무슬림에 대한 혐오 범죄가 많아졌는데요./

언론 탄압도 여전합니다.

국경없는기자회가 발표한 세계 언론자유지수에서 인도는 180개국 중 161위로 최하위권입니다.

모디 총리가 민주주의를 말살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영도자냐, 독재자냐〉


모디 총리는 "인도의 발전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말합니다.

그동안 '모디노믹스'가 거시적인 경제 발전을 가져왔다는 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지만 인구 절반 이상이 여전히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 그늘은 가려져 있을 뿐입니다.

영도자와 독재자 사이.

15년 집권을 넘보는 모디가 앞으로 걸을 길에서 역사의 평가가 주목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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