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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애물단지 '킥라니'...퇴출이 답?

입력 2024-01-13 15:00

규제 강화와 퇴출 여론에 공유 킥보드 원조 미국 버드 '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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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강화와 퇴출 여론에 공유 킥보드 원조 미국 버드 '백기'

(2023년 10월 6일, 대전)
전동 킥보드 한 대가 도로를 가로질러 달립니다.

화물차가 이를 피하려다 균형을 잃고 옆으로 쓰러집니다.

(2023년 12월 30일, 서울)
세밑에도 킥보드에 탄 두 사람이 크게 다쳤습니다.

킥보드와 충돌한 승용차가 인도로 돌진해 하마터면 더 큰 사고로 번질 뻔 했습니다.

고라니처럼 도로 위에 불쑥 튀어나온다고 하여 붙여진 오명 이른바 '킥라니'.

킥보드 사고에 대한 우려,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프랑스 파리에서는 이대로 킥보드가 질주하도록 놔둬도 되느냐를 놓고 주민투표까지 벌였습니다.

파리지엥 89% "킥보드 나가라"


투표에 참여한 파리지엥 89%의 찬성으로 지난해 9월부터 파리에서는 킥보드 운행이 금지됐습니다.

[오드리 코르디에/파리 시민](2023년 4월)
"파리에서 전동 킥보드 운행을 막기 위한 투표를 하기 위해 왔어요. 왜냐하면 킥보드는 이용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사고 위험이 높아요."

소수지만, 대중교통의 보완재로 킥보드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크리스틴/파리 시민](2023년 4월)
"제가 손자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전동킥보드를 타는 방법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파리 외곽에는 지하철이나 버스가 없거든요.."

킥보드를 금지한 대도시는 파리뿐만이 아닌데요

미국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웨스트할리우드, 뉴올리언스

스페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캐나다 토론도까지..

남유럽의 섬나라 몰타에서도 오는 3월부터 킥보드 대여를 금지합니다.

킥보드를 퇴출하는 이유는 같습니다.

사고 위험이 높고 길에 아무렇게 버려져 애물단지라는 겁니다.

공유 킥보드 원조, 버드 결국 파산


공유 킥보드의 원조, 미국 버드가 결국 창업 6년 만에 파산을 신청했죠.

한 때 기업가치가 10억 달러, 말 그대로 '유니콘' 기업이었는데 말입니다.

처음엔 빠르고 재밌다, 저렴하다, 친환경 교통수단이란 평가 속에 큰 인기를 끌었지만 끝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인 겁니다.

버드가 문을 닫은 이유 역시, 안전과 관련된 소송 비용이 컸습니다.

규제 강화냐 금지냐? 전 세계 '고민'


파리지엥들도 전격 퇴출을 결정하기 전까지 해볼 건 다해봤습니다.

킥보드에 번호판을 달았고요, 한 대에 한 명만 탈 수 있게 했습니다.

연령 제한도 둬 18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속도를 20km/h로 낮추기도 했고요.

그럼에도 사고를 막을 순 없었습니다.

2021년 한 해에만 프랑스에서 킥보드 사고로 24명이 사망했고 결국은 주민투표를 벌여 퇴출을 결정한 거죠.

반면 미국 LA와 시카고에서는 전면 금지보다 엄격한 규제를 택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킥보드를 자동차로 분류해 보다 책임을 강화했습니다.

만약 보험 없이 킥보드를 타다가 적발이 되면 300파운드, 우리나라 돈으로 50만 원을 내야 하고요.

벌점 6점이 부과되어 면허도 자동으로 취소됩니다.

우리도 규제강화...사각지대는 '여전'


우리나라에서도 크게 우려할 수준으로 킥보드 사고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200여 건이었던 사고가 5년 사이 10배 넘게 급증했습니다.

사망자는 6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우리나라도 킥보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데요.

우선 킥보드를 타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가 있어야 합니다.

즉, 16세 이상만 이용할 수 있고요.

한 사람만 타는 건 기본, 안전모도 꼭 써야 합니다.

하지만, 킥보드를 빌릴 때 반드시 면허를 확인하는 건 아니라서 사각지대가 남아있습니다.

지자체 차원의 사고 방지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구에서는 전국 처음으로 킥보드 속도를 20km/h로 제한했습니다.

[곽찬호/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 안전시설부] (뉴스룸 2023년 11월 4일)
"(차량의) 제한속도를 낮췄을 때 사망자가 2016년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많이 감소했습니다. 첫 시작으로는 속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쉬운 접근이 아닌가…"

올바른 주차 문화 정착을 위해 지역 화폐를 주는 곳도 있습니다.

[박용찬/세종시청 미래교통팀장] (뉴스룸 2023년 10월 29일)
"지역 화폐인 '여민전'하고 접목을 해서 내년도 상반기에 (지역 사회에) 환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사실 킥보드는 죄가 없습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문제겠죠.

끝내 '킥라니'라는 오명을 벗지 못한다면, 프랑스 파리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화면출처: 유튜브 로이터
영상취재: 정상원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디자인: 조영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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