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과 피고인 의사가 불일치하는 걸 이전에도 봤지만 오늘 또 봅니다" (검사) 오늘(9일) 오전 10시 수원지법 형사11부 법정에선 또 의뢰인과 변호인이 다투는 이상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지난해 여러 번 이런 일을 반복했던 문제의 그 의뢰인, 누구일까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입니다.
이화영 전 경기평화부지사의 모습. [연합뉴스]
변호인은 “증인 반대 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 전 부지사는 “해야 한다”고 다퉜습니다. 원래 재판은 피고인과 검찰 사이 대결입니다. 같은 편인 피고인과 변호인 간 의견 충돌이 벌어졌고, 검찰은 지켜봐야 했습니다. 지난해 8월에도 이 전 부지사는 자신의 변호인과 부딪혔습니다. 변호인은 법관 기피 신청서를 냈고, 이 전 부지사는 “내 뜻이 아니다”고 했습니다. 왜 자꾸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참고기사 이화영 동의 없이 '돌발행동' 나선 변호인단…재판 또 파행 https://n.news.naver.com/article/437/0000354612?type=journalists 이번 재판은 77일 만에 열렸습니다. 이 전 부지사 측이 법관 기피 신청을 하면서 재판이 하염없이 연기됐습니다. 기피 신청은 최종 기각됐습니다. 오늘 재판에선 이화영 측이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 등을 반대 신문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변호인은 김 전 회장이 거짓말을 반복해서 “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 전 지사가 “아니다 해야 한다”고 나선 겁니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반대신문을 안 하려고 했는데 의뢰인이 다시 하자고 해서 오늘은 재판을 더 못할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은 “재판을 지연하려는 거 아니냐”고 반발했습니다. 재판을 질질 끌려는 꼼수라는 겁니다.
재판을 지연하려고 한 건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결국 오늘 재판은 이걸로 끝났습니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 측에 다음 기일인 16일 이전까지 반대 신문에 대한 의견을 달라고 했습니다.
검찰 측은 '집중심리를 해달라' 즉 재판을 빨리 진행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판이 두 달 넘게 멈춘 데다 다음 달이면 법관 인사가 예정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화영 변호인이 방송에 나와 지금 재판부만 아니면 된다고 공공연히 말했다"며 "재판이 지연되면 피고인 측의 부당한 목적이 달성된다는 점을 참고 해달라"고 했습니다.
재판부도 이 전 부지사 측에 '재판을 제대로 준비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3개월이 지났는데 아직도 탄핵 자료와 탄핵 증인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거냐"고도 했습니다.
소송 자료를 외부로 유출하지 말라고도 경고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 증거물인 스캔 형태의 국정원 기밀문서를 언론에 실수로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재판부는 "법원도 무오류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재판에서 이뤄지는 절차가 아닌 외부 영향력을 통해 결과 바꾸려고 하는 것에 대해선 고민해보셔야 한다. 우려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10월 재판부 기피신청서를 제출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변호인의 모습. [연합뉴스]
이 전 부지사 측 변호인은 '
왜 반대신문을 진행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 전 부지사가 반대신문을 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최근에 특정 변호인을 접견하고 마음이 흔들린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반대 신문을 하지 않도록 설득할 생각이다”고도 했습니다. 아직 의뢰인과 변호인은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한 겁니다.
이 전 부지사는 언제쯤 변호인과 한목소리를 낼까요. 재판은 오는 16일 다시 열립니다.
JTBC는 계속해서 꼼꼼히 전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