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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로서 성장"…'서울의 봄' 박해준에게 노태건이란

입력 2024-01-06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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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배우로서 성장"…'서울의 봄' 박해준에게 노태건이란
배우 박해준이 안방극장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박해준은 영화 '서울의 봄(김성수 감독)'에 출연하며 1000만 배우에 등극했다. 극 중 노태건을 맡아 전두광(황정민)의 옆에서 함께 반란을 도모하는 인물로 열연했다.


이미 JTBC '부부의 세계' 이태오로 인정 받은 박해준이지만, 상대적으로 드라마에 비해 영화에서는 존재감이 약했던 상황. 하지만 '서울의 봄'을 위해 늘린 체급만큼이나 존재감도 배가 됐다.


박해준은 "주변 분들이 연락 와서 '영화 잘 봤다'고, '좋게 봤다'고 해주신다. 아직도 손발이 떨린다. 좋은 반응이 있으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가장 많이 한 대답 역시 '너무 좋다'였다. 그만큼 작품에 대한 애정이 대단했다.


[인터뷰] "배우로서 성장"…'서울의 봄' 박해준에게 노태건이란
-영화가 시사회부터 호평이었다. 잘된 소감은.

"매일 관객수 얼마 드나 보고 있다. 기분이 좋고 들뜨긴 한다. 지금까지 영화 개봉하고 시장이 좋진 않았어서 더 기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런 폭발적인 반응을 예상했나.

"스태프 시사 때 미리 봤었다. 그 때 처음 봤는데 이렇게 재밌을 거라 생각하진 못했다. 찍을 때도 물론 재밌긴 했지만,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갈 정도인가 싶었다. 영화가 2시간을 넘어가면 시계를 3번 정도 본다 치면, '서울의 봄'은 시계를 처음 봤을 때가 2시간 10분 지났을 때다. 시계를 한번 본 영화는 처음이다. 너무 재밌다. 오히려 시간이 잘 가서 단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현장 분위기는 어떤 느낌이었나.

"정민이 형이 그러고 계셔서(민머리 분장) 깜짝 놀랐다. 신기했다. 첫 촬영이라 긴장이 많이 됐었는데 감독님과 촬영 전에 리허설을 많이 했다. 리허설에 공을 많이 들여서 했다. 부족함을 채워가는 현장 분위기가 좋았다. 연극도 하고 했어서.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스타트 끊어서 재밌게 촬영할 수 있겠다 싶었다."


-황정민 표 전두광은 인생연기라는 극찬이 이어지나. 압도되거나 놀란 지점이 있나.

"너무 좋다. 선배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너무 힘있다. 난 힘이 없다. 비교가 됐다. 그 에너지와 힘,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현장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이 작품에 얼마나 좋은 순간을 만들어 내느냐, 그건 정말 배워야 할 거 같다. 이 작품 처음에 이야기 했을 때 2시간 10분 만에 처음 시계 본 이유가, 초반부터 인물들이 나와서 텐션을 이만큼 올려놓고 한순간도 떨어지지 않는 게 있었다. 심박수가 유지되는 것처럼, 그 힘은 아마 우성 선배님과 정민 선배님이 대표적인 주연배우로서 이 영화의 텐션을 가져가겠다 하는 그 마음이지 않나 싶다. 나도 많이 배워야 할 거 같다."


[인터뷰] "배우로서 성장"…'서울의 봄' 박해준에게 노태건이란

-체중 증량을 위한 노력은.

"그 당시에 찍던 드라마가 살이 쪄도 되는 캐릭터였다. 그래서 아무런 관리를 안하고 있었다. 이미 쪘을 때였다. 감독님께서도 '부부의 세계'처럼 나오는 것보다는 '이미 찐 거 더 찌면 어떻겠나' 하셔서 '난 좋아요' 했다. 나이도 있어 보이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서, 그렇게 유지를 한 거다. 편하게 먹고 그대신 빼야될 걸 감안해서 간단하게 운동 정도를 병행한 정도다. 편하고 마냥 좋았다. 나도 어느덧 먹으면 찌는 나이다. 작품 끝나고 다음 작품도 더 찌우고 운동 더해서 작품을 한번 더 하고 지금 내려온 상태다."


-실존 인물을 연기한다는 점에서 부담은 없었나.

"부담스럽긴 했다. 내가 이걸 잘할 거 같지도 않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부담이기도 했다. 그러다 대본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물론 역할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그런 부분들이 정민 선배님과 처음 리딩하며 걱정이 싹 지워졌다. 정민 선배님이 공연을 하고, 에너제틱하게 아주 강력한 에너지를 가지고 하시더라. 모티브가 된 인물이 저렇게까지 안했을 수도 있는데 긴장감을 생각해서, 얼마나 극적이고 극박한가에 대한 집중 하셨다.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는 감독님이 많이 이야기 해주셨다. 그러고 대본을 보니까 이런 인물이구나. 나도 내가 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겠구나 생각했다."


-전두광은 불, 이태신은 물에 비유된다. 노태건은 어떤 인물일까.

"이 인물에게 갖는 욕심이 있다면, 전두광을 마냥 따라가는 인물이 아니길 바랐다. 전두광이 의견을 제시했을 때, 사실은 완벽한 전두광의 편이라기엔 동업자 같은 느낌이길 바랐다. 전두광의 이야기에 동조는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과 약간의 의심을 늘 가지고 있는, 항상 견제가 있는 인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 부분에서 우유부단보다는 주체적이라 생각했다. 그 사람의 판단도 있지만 나의 판단이 있어서 언제건 어떤 자리에 놓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내면에 권력욕도 있는 인물이라 생각했나.

"권력보단 그 상황에 대처하는 게 유기적인 사람이라 생각했다. 감독님께서 노태건은 부들부들하고 사람들과 관계가 많다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전두광과 서로 필요한 존재다. 일을 도모할 때 행동이 앞서는 사람이 있으면 뒤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


[인터뷰] "배우로서 성장"…'서울의 봄' 박해준에게 노태건이란

-정우성은 김성수 감독에 대해 '집요하다'고 정의했다. 작업하면서 느낀 부분이 있다면.

"리허설을 많이 하는데, 그 안에서 찾아내는 것들이 많이 있다. 그걸 놓치지 않는 거 같다. 집요하게 디테일하게 수정 사항을 말씀해주신다. '이렇게 바꾸면 좋을 거 같아요'에서 '아닌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거 같다. 난 너무 좋았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이야기해주셔서 좋았다. 현장에서 바꾸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 그 순간 살아있게 만드는 부분을 해주시는 거 같다. 진짜 좋았다. 힘든 것도 있지만, 몸은 힘들어도 너무 재밌지 않나. 여러명을 한 장소에 가둬놓고 하면 답답함도 있지만 그저 재밌었다."


-유난히 집요하다고 느낀 부분이 있다면.

"집요한 면이 없다곤 할 수 없는데, 그런 부분이 좋았다. (정)우성 선배님은 (김성수) 감독님과 작업을 많이 했으니까 그렇게 느끼실 수 있겠다. 난 감독님과 처음 접하는 새내기다. 그런 이야기가 즐겁고 행운이었다. 덕분에 매번 같은 틀에 박혀서 하진 않았던 거 같다. 여러명이 이 신을 위해서 달려가는 에너지가 너무 좋았다. 몇번 합을 맞춰보면 본인들이 알아서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공간을 꽉 채우는데 그런 풀샷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까. 진짜 좋은 배우들을 이렇게까지 모아놓고 하는 이유가 꼭 있구나 싶었다. 훌륭한 작업이었던 거 같다."


-엔딩 장면에 대한 생각은.

"그 장면 속 사진을 찍으려고 앉아있는데 뭔가 해냈다는 희열 같은 것과 한편으로는 촬영이 끝난 후의 씁쓸함도 약간 있었던 거 같다. 소름 돋는 순간이 있었다."


-'야당', '머니게임', '정가네 목장', '폭싹 속았수다' 등 차기작도 다양하다.

'야당'은 최근에 촬영이 끝났다. 연기를 통해 나쁜 놈도 됐고 착한 놈도 되고 그래서 재밌다. 연기가 너무 재밌다."


-모든 과정이 뜨거웠던 '서울의 봄', 어떤 의미로 남을까.

"'서울의 봄'이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작업했던 것들이 의미있는 거 같다. 정말 좋은 사람들, 그리고 특출나게 실력이 있는 분들과 함께한 작업들이었고, '나한테 행운이구나, 나를 배우로서 성장시켰구나' 싶다. 현장이 너무 좋았고 재밌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참배움'을 찾기 어렵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김성수 감독님을 그렇게(참스승) 생각했을 거 같다. 연기에 대한, 연출에 대한 한 분의 선생님을 만난 거 같은 생각이다. 그거만큼 좋은 게 없다. 사람 이야기 듣고 영화를 어떻게 만들고, 장면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배우라는 직업은 참 좋다. 우성 선배님이 감독님과 티격태격 하시지만, 그런 분이랑 몇작품이나 했구나 싶어서 부럽다."


-'서울의 봄'을 본 관객들이 어떤 생각을 갖길 바라나.

"이 영화를 보고 많은 해석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접하고 많이 봐서 이 이야기에 대한 갑론을박을 많이 하길 바란다. 그러면 다양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듯 하다. 그게 가장 좋지 않을까. 거듭할수록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 영화다. 이 영화가 꼭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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