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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3배 뻥튀기' 선 넘은 암표상들…처벌은?

입력 2024-01-03 13:41 수정 2024-01-03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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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부터 암표상 때문에 공연계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구하기 힘든 공연 티켓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건데요. 티켓 가격을 2~3배 부풀리는 건 기본이고, 수백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합니다. 최근 가수 장범준 씨는 암표가 너무 많아 공연 티켓 전체를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JTBC 유튜브 라이브 〈뉴스들어가혁!〉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이가혁
가수 장범준 씨가 암표 때문에 공연 티켓을 전부 취소했습니다. 팬들에게도 이해를 구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렇게 암표 문제가 심각했나 보네요.

▶이지현
이번에 장범준 씨 공연이 소규모 공연이었거든요. 티켓 하나당 5만 5000원에 티켓을 판매했는데요. 이걸 10만원, 많게는 2장에 30만원까지 웃돈을 얹어 파는 암표들이 기승을 부렸습니다. 원래는 장범준 씨도 암표 문제를 해결해보겠다고 했는데 해결하지 못한 상황에서 티켓 예매권을 전체 취소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었거든요.

그러다가 나온 게 추첨제였어요. 원하는 팬에 한해 응모하면 추첨해서 티켓을 판매하는 건데, 문제는 추첨 티켓마저도 또다시 암표로 팔리고 있다는 겁니다. 어제 추첨했는데 그 사이에도 또 암표가 생겨나서 장범준씨 측에서는 이런 암표 좌석을 잡아내 티켓을 취소시키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었습니다.

▶이가혁
아무래도 소규모 공연으로 기획했는데 암표가 생기다 보니 피해를 본 분들이 있어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강경 대응을 한 것 같아요. 인기가수 공연 때마다 암표 문제가 불거지는 것 같습니다.

▶이지현
가수 임영웅 씨는 '피켓팅'으로 불릴 정도로 티켓 구하기 정말 어렵잖아요. 이건 금액도 선을 넘었습니다. 2장에 550만원에 암표가 올라오기도 하고요. 그룹 god 콘서트는 심지어 무료 공연이었는데 이걸 30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이가혁
그래서 가수들이 직접 암표상 잡지 않나요?

▶이지현
맞습니다. 가수 성시경 씨 같은 경우는 매니저가 직접 암표상들에게 접근해요. '암표 처음 사서 불안해서 그런데, 좌석 번호 좀 알려주시면 안 돼요?'라고 물어봐서 얘기해주면 그 좌석을 취소시키는 식으로 암표를 잡아냈었습니다. 가수 아이유 씨는 암표를 신고하는 팬에게 콘서트 티켓을 포상으로 주는 '암행어사 전형'을 운영하기도 했었고요.

▶이가혁
가수들이 직접 나설 정도로 암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데도 근절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이지현
요즘 암표는 내가 티켓 두 장 사서 되파는 수준이 아니거든요. 소위 말하는 업자들이 매크로를 돌립니다. 매크로라는 게 로그인, 좌석선택, 결제에 이르는 과정을 몇 초 만에 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한 뒤에 웃돈을 얹어 되파는 식인데요. 이 매크로 업자들이 점점 조직화되고 분업화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대중음악 분야만 봐도 암표 신고 건수가 2020년 359건에서 2022년 4224건까지 급증했습니다.

▶이가혁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임영웅 콘서트 티켓 끊어 드리는 분들 많잖아요. 안 사야 하는 거 알면서도 사는 분들도 있고요. 암표 파는 사람들 잡아서 처벌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거든요?

▶이지현
남의 재능으로 앉아서 손쉽게 돈 버는 거잖아요. 암표 거래는 엄연한 불법입니다. 경범죄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있거든요. 근데 처벌법에 '흥행장이나 나루터' 같은 곳에서 암표를 판매하면 안 된다'고 되어 있어요.

▶이가혁
흥행장이랑 뭐요?

▶이지현
나루터요. 법이 1973년, 50년 전에 만들어져서 그런데 옛날엔 배 승선권도 암표로 판매했으니까요. 오프라인 특정 장소에서의 암표 판매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거잖아요. 이 법으론 온라인에서의 암표 판매는 처벌할 수 없는 겁니다. 그리고 처벌도 20만원으로 가벼워요. 그래서 실효성이 없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법이 개정돼 올해 3월부터는 매크로로 공연 티켓을 사서 웃돈 얹어 파는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징역 1년 이하, 벌금 1000만원 이하 처벌을 받을 수 있죠.

▶이가혁
처벌이 강화됐다고 하면 암표가 근절될까요?

▶이지현
그래야 할 텐데, 법이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바뀐 법이 '매크로로 구매한 건'에 대해 처벌한다는 건데, 매크로를 다 잡아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지금도 티켓 예매할 때 부정 예매 방지를 위해 문자 입력하잖아요. 'XYZ…' 이런 거요. 그게 매크로 방지를 위한 거고, 티켓 예매처도 비정상적인 티켓 구매를 걸러내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그런 거름망을 우회해가는 매크로 프로그램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 잡아내지 못하는 거죠.

그리고 바뀐 법이 공연법 개정안이에요. 공연만 해당하지, 야구 등 스포츠 경기 암표는 처벌할 수 없는 한계가 있습니다.

국회에서는 분야를 막론하고 온라인에서의 암표 거래를 처벌하는 개정안이 몇 건 발의되어 있는데, 아직까지는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채 계류되어있는 상황입니다.

▶이가혁
국회 입장에선 그렇게 중요한가 싶을 수 있지만, 문화산업과 관련된 거고, 개인의 돈을 쓰냐 마냐의 문제예요. 암표가 없으면 포기라도 하겠는데 암표가 있으면 사면 안 되는 건 알지만 '그래도 한 번 시도해볼까?' 하잖아요. 그리고 내가 안 사면 다른 사람이 살 것 같긴 하거든. 국회에서 이런 실생활 법도 빨리 만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뉴스들어가혁
〈뉴스들어가혁!〉은 JTBC news 유튜브를 통해 평일 아침 8시 생방송으로 함께 하실 수 있습니다. '오늘을 살아갈 힘'이 될 핵심 이슈를 이가혁 기자가 더 쉽게, 더 친숙하게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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