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클로딘 게이 총장이 현지시간 2일 자진 사임했습니다.
게이 총장은 하버드 커뮤니티에 보낸 입장문에서 “내가 사임하는 게 하버드에 가장 득이 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인종적 적대감과 개인적 위협도 받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논란에 불이 붙은 건 지난 12월 5일 미국 하원 청문회입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격화되면서 대학 캠퍼스에서 유대인 혐오 시위가 벌어지자 미 하원 교육위원회가 일부 아이비리그 대학 총장들을 청문회에 부른 상황.
그런데 거기서도 게이 총장은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클로딘 게이/당시 하버드 대학 총장(지난해 12월 5일)]
“(반유대 시위가 하버드 대학의 행동 강령에 위배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까?) 하버드 대학은 표현의 자유를 옹호합니다. 불쾌하고 공격적이고 증오스러운 표현이라고 할 지라도요.”
당장 기부금을 철회하겠다는 압박을 시작으로, 한 보수 성향 온라인 저널에 익명으로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는 등 연이어 사퇴 압박이 이어졌습니다.
고비마다 하버드 이사회와 동료 교수들은 게이 총장 편에 섰지만,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 사퇴 압박에 결국 게이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라이언 에노스 / 하버드대 교수]
"클로딘 게이에게 일어난 일은 그녀의 사임을 강요하는 군중 압력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서 그녀에게 소리 지르고, 그녀는 받지 않아도 되는 공격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게이 총장은 지난해 7월 하버드 역사상 최초의 흑인 총장, 또 두 번째 여성 총장으로 주목 받으며 취임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1636년 하버드 설립 이래 가장 단명한 총장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