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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측 “지금은 명분 축적의 시간, 보름이면 창당”…신당 재확인 [애널라이즈 정치]

입력 2023-12-20 15:38 수정 2024-01-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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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진행자(12월13일): “신당 창당 진짜로 하실 겁니까?"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네. 대한민국 큰일 났다. 정치 때문에 더 큰 일 났다, 이렇게 절망하시는 국민분들께 희망이나마 드리고…방향은 확실합니다.”

지난 13일 이낙연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분명하게 밝혔습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방송 인터뷰에서 “새해 초에 말씀드리겠다”거나 “욕심대로라면 제1당 돼야한다”며 창당 시점과 총선 목표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했습니다. 민주당안에선 설마 했던 '이낙연발 분당 사태'가 현실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도 안 돼 이 전 대표의 입장이 선명하게 바뀝니다. 지난 18일 KBS 인터뷰에서 “신당 창당의 공식화는 과장된 해석”이라며 “(창당일은 다음달) 15일은 처음 듣는 날짜”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신당으로 제1당이 되고싶다”더니 불과 5일 만에 “과장된 해석”이라며 180도 달라진 겁니다. 이때문에 현역 의원들이 '창당 반대' 연판장을 돌리는 등 당내 반발이 예상보다 거세지자 속도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냔 분석이 나왔습니다.

“신당 '과장된 해석' 발언은 명분 축적용…신당 후퇴 없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이 전 대표측에선 이런 해석에 다시 선을 그었습니다.

이 전 대표측에 합류한 전직 의원은 오늘(20일) JTBC에 “이 전 대표가 신당을 한다고 먼저해놓고 당 개혁(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통합 비대위 구성)을 요구하면 앞뒤가 안 맞아 보이니, 일단 조금 더 기다리겠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신당은)과장된 해석' 언급은 신당을 안 한다는 게 아니라 창당 명분을 쌓기 위한 발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신당은 기정사실”이라며 “이미 1만명을 모아놨고, 보름이면 창당에 충분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한마디로 '이낙연 신당 계획에 후퇴는 없다'는 겁니다.

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가 명분을 쌓기위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공식화가 과장된 해석이라는 말을 한 것은 약간의 속도 조절 같아 보인다”며 오히려 “신당 창당 가능성이 더 커지지 않았나 이렇게 관측을 하는 편”이라고 밝혔습니다.

우 의원은 “이 전 대표가 민주당에 연말까지 시간을 드리겠다고 했는데, 시한을 못 박는다는 건 그 시한 이후에 다른 정치 일정에 대한 구상이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엄중낙연에서 직진낙연으로…“신당 결심 한달도 안됐다”


이낙연 전 대표의 별명중 하나는 '엄중낙연' 입니다. 애초 이 전 대표는 '사이다 총리'로 인기를 얻었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초대 총리로 깜짝 발탁된 뒤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의 거센 공세를 진지한 목소리로 촌철살인 어법으로 받아쳤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0년 1월 총리를 그만둔 뒤부터는 '역대급 말발'을 감추고 “엄중히 보고있다” “엄정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구사하며 '엄중낙연'이란 별명을 얻었습니다. 당시는 차기 대선주자 1위를 달리던 시절이라 '부자 몸조심' 이란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엄중낙연이 다시 직진낙연으로 변화를 꾀한 건 채 한달이 되지 않습니다.

지난 10월 말쯤 이전 대표를 만났다는 이석현 전 의원은 “당시만해도 이 전 대표가 신당할 생각이 없었다”며 “당 분열을 우려해 본인은 안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전 의원은 “그런데 최근 만났더니 '신당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아니냐'고 했다”며 “창당 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만나자면 만난다, 대신 면전서 사퇴 요구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JTBC 모바일라이브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김부겸 전 국무총리. 〈사진=JTBC 모바일라이브 캡처〉


이전대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데는 이재명 대표와 김부겸 전 총리의 이날 회동도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두 사람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1시간 30분 가량 배석자 없이 점심을 함께했습니다. 지난 18일 김대중 전 대통령 관련 다큐멘터리 시사회장에서 만난 지 이틀 만입니다.

김부겸 전 총리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이낙연 전 대표와 물밑 대화를 해 이 전 대표 처지를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며 “어쨌든 이낙연 전 대표가 탈당을 예고해 상당히 어려운 국면이니 함께 돌파해 나가자고 이야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대표가 먼저 이낙연 전 대표에게 손을 내밀라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에게 따로 회동 결과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권칠승 수석대변인이 “이 대표는 당의 단합과 총선을 위해 산이든 물이든 건너지 못할 게 없다고 했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큰 길로 함께 가겠다는 입장을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제 관건은 이재명 대표가 먼저 연락을 하느냐입니다. 이와관련 이낙연 전 대표측 관계자는 “이대표가 만나자고 하면 만날 것”이라면서도 “다만 면전에서 대표직 사퇴와 통합 비대위를 요구하고,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이대표측은 두사람이 손잡고 화합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선뜻 만나자고 제안하지 못할 것”이라며 “그래서 이 전 대표가 안 만나려고 하는 것처럼 몰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때문에 올해 안에 두사람이 만나도, 만나지 않아도 '이낙연발 신당'은 기정사실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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