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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오남용 병원, '폐업 뒤 재개업' 꼼수 막는다

입력 2023-12-15 15:52 수정 2023-12-15 16:00

식약처-경찰-지자체 연계 시스템으로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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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경찰-지자체 연계 시스템으로 정보 공유

강남 한복판 골목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고 기어 다니는 이 남성,
30대 홍 모 씨입니다.

경찰이 체포한 뒤 마약검사를 해보니
필로폰 양성 반응이 나왔습니다.

그런데 필로폰만
맞은 게 아니었습니다.

경찰에 붙잡히기 3시간 전쯤
논현동의 한 병원에서 수면 마취를 받고 나왔습니다.

의료용 마약류로 분류되는
프로포폴도 맞은 겁니다.

홍 씨는 약에 취한 상태에서
차를 몰다 주차문제로 시비가 붙었습니다.

허리춤에 차고 있던 흉기를 꺼내
상대를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약에 취해 있던 겁니다.

JTBC는 홍 씨가 이렇게 프로포폴을
맞을 수 있었던 병원의 과거 기록을 찾아봤습니다.

의료용 마약류 처방 규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2019년에는 식약처가 경찰에
수사 의뢰까지 했습니다.

경찰 수사결과 혐의가 확인되면서
검찰로 사건을 넘겼지만, 이 병원은
그대로 영업을 이어갔습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거짓으로 폐업하고, 명의만 바꿔서
다른 병원인 것처럼 속인 겁니다.

[강남구보건소 관계자 : 새로 개업한 의료기관은 다른 의료기관으로 봤다.]

이 병원은 2021년과 올해도
프로포폴 오남용 처방으로
식약처 경고를 받았지만, 영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보도 이후, 병원이 폐업과 재개업을 반복하며
행정처분을 피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
식약처와 경찰, 지자체가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가칭
'마약류 관리법 위반 이력 관리 시스템'을
만들기로 했습니다.

마약류를 오남용 처방하는 의료인에 대한
수사와 행정처분, 조치 정보를
한꺼번에 공유하기로 한 겁니다.

앞으로는 병원이 개업 신고를 할 때
과거에 마약류 오남용 처방으로 수사를 받거나
식약처 경고를 받았는지 지자체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진 개업 신고를 하면 새로운 병원으로 등록됩니다.

그래서 행정처분을 내리는 보건소가 과거 이력을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각 부처에 분절된 정보들이 제대로 연결되어야 이런 상습적인 마약 오남용 의료인에 대한 강력한 제재 조치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대책이 '폐업 뒤 재개업'
꼼수를 막을 수 있을까요?

일단 감시망을 강화한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입니다.

하지만 마약 오남용의 뿌리를
뽑으려면 병원뿐만 아니라 마약류 관련
범죄를 저지른 의사들에 대한 처벌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방극철
영상편집: 김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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