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시간 14일 연례 기자회견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한 소녀가 인공지능에 대해 질문을 하자, 진행자가 잠시 말을 돌립니다.
[진행자]
“답변하기 전에 이 주제에 대한 다른 영상이 있습니다. 매우 인상적이니 꼭 보시길 바랍니다.”
무언가를 끄적이다 화면을 본 푸틴, 눈이 휘둥그레 집니다.
[AI 푸틴]
“저는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당신의 대역 배우가 많다는 게 사실인가요?"
[진행자]
“자신을 소개하지 않은 상트페테르부르크 시민에게 감사드립니다.”
대역 배우가 많냐는 질문에
잠시 머뭇거리다 이렇게 답합니다.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
"글쎄요...저를 닮았고 저처럼 말하네요. 나처럼 보이고 내 목소리로 말하는 사람은 저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 분이 제 첫 번째 대역 배우네요.”
놀란듯한 눈, 그리고 잠시 머뭇거리는 화법.
푸틴과 크렘린궁이 연출하려 했던 건 뭘까.
그동안 서방 외신들은 푸틴의 건강이상설을 앞세워, 푸틴이 한 명 이상의 대역 배우를 쓴다고 의혹을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AI 영상을 전면에 내세워 "첫 번째 대역 배우"라고 못박으면서 이런 의혹을 정면 반박한 겁니다.
또 언론과의 연례행사에서 자신과 관련된 농담을 섞어 자신감을 드러내는 미국 대통령들처럼, 여유있는 리더십을 연출하고 독재자 이미지를 지워내려는 것으로도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