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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둘러싼 베네수엘라-가이아나 갈등…14일 정상회담 앞두고 긴장

입력 2023-12-14 19:40 수정 2023-12-1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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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 베네수엘라 대통령 (지난 9일)
“오늘 밤 우리가 축하할 일이 무엇인지, 여기 지도를 봐주세요. 베네수엘라의 완전한 지도 만세. 조국 만세. 베네수엘라 만세!”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새 지도를 공개하는 자리.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

신대륙이라도 찾은 걸까?

그런데 새 지도, 자세히 보니 뭔가 좀 이상.

오른쪽에 옆 나라 가이아나의 땅이 일부 붙어있다?

에세퀴보라고 불리는 이 지역,
전체 국토의 무려 74%에 해당.

Q. 왜 남의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베네수엘라의 주장:
“에세퀴보는 애초부터 우리 영토였고,
'가이아나와의 분쟁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명시한
1966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양국이 협상해야 함.”

vs

가이아나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박:
“국제중재재판소가 1899년 에세퀴보 지역을
가이아나 영토로 확정한 것을 따라야 함.”

당시 가이아나는 영국 식민지에 속해있어,
미국과 영국, 러시아 세 나라가 국경을 결정.

Q. 100년 갈등, 왜 지금 다시?

2015년 이 지역 인근 해저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석유가 발견됐기 때문.

탐사 진행한 미국 최대 석유 기업 엑손 모빌,
"개발이 시작되면 하루 100만 배럴은 생산할 수 있을 양이 매장돼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하루 생산량은 현재 900만 배럴.

인구 81만의 국가가 갑자기 사우디의 1/9을 생산하게 되는 셈.

인구 1명당 원유 생산량으로 따지면,
중동 산유국을 뛰어넘는
세계 1위 수준으로 우뚝 올라설 전망.

그야말로 '석유 로또'!

배가 아파지는 베네수엘라.

그리곤 이달 초 갑자기 실시된 국민 투표.

“가이아나의 땅을 자국 영토로 편입하는 것에 찬성하느냐?”

이렇게 남의 나라 땅을 국민 찬반에 부치는
다소 황당한 투표 진행.

정확한 투표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95%의 찬성표 획득한 것으로 알려져.

엘비스 아모로소 / 베네수엘라 전국선거의회 의장
“현재까지 1천 만 500표가 넘는 수를 기록했습니다. 국민들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베네수엘라가 승리를 거뒀음을 공표합니다!”

물론 국제법상 효력이 있진 않은 상황.

Q. 그런데 왜 막무가내 투표를?

내년 대선에서 3선을 노리는 마두로 대통령이
민족주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한다는 시선이 지배적.

분노한 가이아나.

이르판 알리 / 가이아나 대통령 (지난 6일)
“우리는 이 필사적인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영토가 침범당하거나 국가 발전이 방해받는 걸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영토 분쟁에 국제사회도 좌불안석.

룰라 / 브라질 대통령 (지난 8일)
“남미에 필요하지 않은 건, 전쟁입니다. 우리는 전쟁도, 갈등도 원치 않습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평화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매튜 밀러 / 미국 국무부 대변인
“우리는 베네수엘라와 가이아나가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를 촉구합니다. 이는 국민투표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결국 양국은 주변국들의 중재로 14일(현지시간)
인근 섬나라인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에서 회담 갖기로.

일단 만남은 성사됐는데,
원만한 합의를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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