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죽고 또 죽는데 바뀐 게 없다"…영풍석포제련소 '폐쇄하라'

입력 2023-12-12 17:21 수정 2023-12-12 17:37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쓰던 마스크를 보여주고 있는 진현철씨 〈출처: JTBC〉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쓰던 마스크를 보여주고 있는 진현철씨 〈출처: JTBC〉


"바로 앞에 일하고 있는 내 동료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기가 심할 때도 있습니다. 여기서 뭐라고 말해도 여러분들은 그곳의 환경을 상상하기 힘듭니다."

경북 봉화 석포 제련소에서 일했던 진현철 씨의 이야기입니다.

진 씨는 오늘 오전 11시 광화문에서 열린 '석포 제련소 폐쇄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했습니다. 지난 9일 제련소에서 일하던 60대 하청 노동자 김 모 씨가 '비소중독'으로 숨졌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답답하고 울분이 터졌기 때문"입니다.
 
석포제련소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 〈출처: JTBC〉

석포제련소 노동자 사망 관련 기자회견 〈출처: JTBC〉


진 씨도 김 씨와 마찬가지로 제련소에서 불순물 찌꺼기를 긁어내는 일을 했습니다. 7년을 일하고, 2017년 급성 백형 골수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독성물질이 섞인 수증기를 꾸준히 마신 탓으로 여겨졌지만, 처음 산업재해 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법정 다툼을 벌이고서야, 암 진단 6년 만에 서울행정법원에서 산업재해가 맞다는 판결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진 씨는 "석포 제련소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람이 마시면 안 되는 김 속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이 근무할 당시 회사가 "용도에 맞지 않는, 숨을 들이쉬면 그대로 냄새가 들어가는 마스크를 줬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이번에 숨진 김 씨 사건을 조사하는 대구 고용노동청 관계자도 JTBC와의 통화에서 '제대로 된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은 거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영풍석포제련소 공장 인근 파괴된 산림 〈출처: JTBC〉

영풍석포제련소 공장 인근 파괴된 산림 〈출처: JTBC〉


환경단체들에 따르면 1997년부터 지금까지 석포 제련소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11명입니다.
김수동 안동 환경연합 대표는 "이런데도 정부가 어떠한 근로 환경 조건이나 법적인 보안 조치를 하지 않았다. 이런 일이 대한민국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