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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 왜 속고, 왜 잡기 어렵나

입력 2023-12-12 14:31 수정 2023-12-12 14:40

"아이와 함께인 이혼 남녀 노려" "미래 함께하자며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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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인 이혼 남녀 노려" "미래 함께하자며 유혹"


사기범들은 '돈이 필요할 것 같은 사람'을 집중적으로 노렸습니다.

투자 권유를 할 때 넘어오기 쉽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겁니다.

[A씨/ 로맨스스캠 피해자]
"아이와 함께인 이혼한 여자한테 연락을 하더라고요. '돈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코인에 투자를 하면 넌 돈을 벌 수 있을 거야.' 항상 그렇게 말을 하거든요."

대화 중간중간 돈이 많다는 걸 은근슬쩍 보여주는 과정이 항상 있었습니다.

외제차를 탄다거나, 명품 쇼핑을 한다거나, 고급 레스토랑에 들어가는 일상을 보여주면서 재력을 과시하는 겁니다.

연애 감정을 갖고 시작된 대화는 자연히 미래를 향하게 됩니다.

[B씨/ 로맨스스캠 피해자]
"진지하게 결혼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미래를 같이하는 거에 대해 많이 얘기를 했었죠."

투자를 망설이면 '믿음을 주지 못한거냐'며 압박합니다.

일단 한 번 투자를 하면 가짜 사이트를 돌려 수익금을 낸 것처럼 보여줬습니다.

처음엔 소액투자를 권하고 실제로 수익이 났다며 수익금을 입금해 줬습니다.

이후 점점 더 큰 금액을 투자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돈을 찾으려면 미리 세금을 내야 한단 식으로 돈을 더 뜯어냈습니다.

눈치를 챈 것 같다 싶으면 그대로 잠수를 탔습니다.

[A씨/ 로맨스스캠 피해자]
"'제가 돈이 없어요. 갑자기 그분이 연락을 끊었어요.'라는 말을 하더라고요. 돈이 없다는 걸 알면 그냥 연락을 끊어버리고, 무시를 한다고 하더라고요. 차단 바로 들어간다고."

경찰은 추적 끝에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 돈을 보낸 통장의 주인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사기인 줄 모르고 통장 명의를 빌려줬을 뿐, 사기 조직과는 관련이 없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돈은 해외로 빠져나갔고, 경찰은 '새로운 단서가 나올 때까지 수사를 중단한다'고 전해왔습니다.

누군가는 '저런 수법에 누가 당하냐'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주일 동안 추적해본 로맨스스캠 조직은 피해자의 약한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수법은 치밀했습니다.

대포통장과 가짜 사이트, 가짜 사진과 이름까지 추적을 피하기 위한 이 중, 삼 중의 장치를 해두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접촉해오는 누군가의 신분을 확실히 해두지 않는다면, 누구나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박재현 정철원 이현일
영상 편집: 원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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