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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1400만원 들여 '숙소 리모델링'…"직원들이 한 일"이라더니

입력 2023-11-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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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직원들 휴식 공간을 자신이 먹고 자는 숙소로 바꿔 써온 경기도 산하 공공기관장이 적발됐습니다. 공사비부터 침대, 냉장고 사는 데까지 기관 돈을 썼습니다.

경기도가 산하 공공기관인 경기테크노파크를 대상으로 올해 1월 감사에 나섰습니다.

여기서 유동준 원장이 직원 휴게실을 고쳐 개인 숙소로 쓴 게 문제가 됐습니다. 세금 1400만원 들여 리모델링을 했는데, 싱글 침대는 머리 장식까지 덧댄 더블 침대로 바뀌었고 TV도 커졌고, 냉장고와 인덕션도 들여놨습니다.

유 원장은 직원들이 한 일이라고 발뺌합니다.

[유동준/경기테크노파크 원장 : {직원휴게실 왜 개조하신 걸까요?} 개조한 사람한테 좀 물어보세요. 제가 개조한 게 아니라.]

[유동준/경기테크노파크 원장 : 제가 알지 못하는 공사를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공사 비용이 어느 정도나 들었는지, 어떤 내용인지 사실 몰랐어요.]

[앵커]

지금 상황을 보니까 '직원 휴게공간을 유 원장이 숙소로 쓴 건 사실인거고. 원장 본인은 개조한 내역을 몰랐다' 라는 주장인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이게 거짓이었습니다. 유 원장의 말과 달리 직접 결한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결재 날짜는 지난해 3월 7일, 취임하고 닷새 만입니다. 출퇴근 시간 때문에 숙소가 필요했고, 경기도 감사 이후 개인 짐은 모두 뺐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 기관장이 지적받은건 이 뿐만 아닙니다. 업무 시간 중에 여러 차례 기관 돈으로 술을 마신 사실도 드러났다고요?

[기자]

경기도 감사가 애초 시작된 게 유 원장이 업무추진비로 직원들과 음주를 한다는 내부 고발에서 시작됐습니다. 지난해 3월 취임 후 16회에 걸쳐 맥주와 소주 34병을 주문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영수증에 총액만 적혀 확인이 어려운 경우는 뺀 결과입니다.

[유동준/경기테크노파크 원장 : {임원들이랑 함께 먹었다고…} 직원들하고 유흥하고 그런 게 아니고. 가는 분들한테 격려…]

[기자]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닌데요, 이번에 여러가지 문제점이 적발됐는데, 경기도가 주의 처분을 내리는데 그쳤다고요?

[기자]

경기도는 감사 결과를 토대로 업무추진비 회수 및 '주의' 처분 등을 내렸습니다. 별다른 불이익이 없는 낮은 수준의 징계입니다. 조사 방해를 한 두 직원도 징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경기도청은 따로 조치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경기도의 조치가 적절했는지, 이런 수준의 징계로 공공기관장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지에 대해선 의구심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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