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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슈퍼 IP '오징어 게임', 씁쓸한 뒷맛

입력 2023-11-2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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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

내 것인듯 남의 것인 '오징어 게임'이다.

'오징어 게임'이 리얼리티 예능으로 재탄생했다. 지난 22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다. '오징어 게임'은 K-콘텐트를 상징하는 슈퍼 IP(지식재산권)인데,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K-콘텐트가 아니다. 묘한 상황이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는 전 세계에서 모인 456명의 참가자가 456만 달러의 상금을 차지하는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극악무도한 게임에 도전하는 서바이벌 예능이다. 영국 제작사 스튜디오 램버트, 더 가든이 제작했고, 올 초부터 영국에서 약 4주간 촬영이 진행됐다.

시리즈의 영향력이 여전한 터라, 전 세계가 리얼리티 예능에 주목했다. 그러나 평가는 엇갈린다.

뉴욕타임즈는 "디스토피아 드라마의 번드르르한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지만, 요점을 잃었다"고 평가했고, 버라이어티는 "너무 열심히 생각하지 않는다면, 여전히 보기에 꽤 재미있다"고 전했다. USA 투데이는 "아무도 이것을 요구하지 않았고, 이것을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 있다"면서 "'오징어 게임' 프랜차이즈의 확장으로서 그리고 사회적 리얼리티 경쟁 프로그램으로서 두 가지 목표 모두에서 실패한다"고 혹평했다.

전 세계를 사로잡은 '오징어 게임'의 각본을 쓰고 연출을 맡은 황동혁 감독은 리얼리티 예능에는 감수와 자문 정도로만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리즈와 동일한 세트장을 만들기 위해 시리즈 제작진이 영국 제작진과 소통하기도 했다. 원조 '오징어 게임' 제작진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참가자 중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엘이 포함돼 있으나, 미국 국적의 방송인이다. 사실상 한국 참가자가 한 명도 없다. 분명 '오징어 게임'인데, K-콘텐트와는 거리가 먼 셈이다. '오징어 게임'의 IP가 제작진이 아닌 넷플릭스에 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트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이후, IP 문제는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오징어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당시 LA타임즈는 "넷플릭스는 이 시리즈로 9억 달러(약 1조 원)를 벌어들였다. 황동혁 감독 없이는 가능하지 않았으나, 황 감독은 명성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얻지 못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오징어 게임: 더 챌린지'의 등장은 이같은 IP 이슈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앞서 황동혁 감독은 미국 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나는 다음 단계의 더 큰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다시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수 있다면, 무슨 일이 있더라도 IP를 공유하는 계약이란 점을 확실히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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