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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훔칠 거 많아"…원정까지 와서 소매치기 한 일당

입력 2023-11-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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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한국으로 원정까지 와서 서울 지하철 한복판에서 소매치기를 한 러시아인 일당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보름 안에 범행을 마치고 러시아로 돌아가려다 덜미가 잡혔습니다. 범행 장면 보시죠.

3인조 소매치기단은 9호선 급행열차 같이 붐비는 곳을 골랐습니다.

역할도 치밀하게 나눴는데요, 여성이 겉옷을 입었다 벗기를 반복하며 시선을 끕니다. 이른바 '바람잡이'입니다. 이때 다른 남성이 다른 승객의 시선을 차단하고, 일명 '기계'로 불리는 또다른 남성이 피해자 가방 안 지갑을 빼냅니다.

[앵커]

범행 영상을 다시 한 번 보면, 일당 중 한 명이 하차하는 승객 진로를 방해하는 동안 다른 한명은 몸으로 주변 시선을 가로막고, 나머지 한명이 가방에 손을 넣는 방법으로 범행을 벌였습니다. 시선 끌고, 가로 막고, 빼낸다! 역할을 분담해 전문적으로 범행으 저질렀는데, 이 소매치기범들 어떻게 붙잡힌 겁니까?

[기자]

경찰은 지난 8일 지하철에서 지갑을 도난당했다는 신고를 접수한 뒤 CCTV를 통해 이들의 범행 장면을 확인했습니다. 그리고 닷새간 잠복과 미행을 통해 지난 13일 명동역에서 긴급체포했습니다.

사복 경찰들이 지하철 안으로 들이닥칩니다. 가죽 자켓을 입은 외국인 남성에게 수갑을 채웁니다.

함께 있던 남성 1명과 여성 1명도 붙잡았습니다. 잡고 보니 러시아 국적의 3인조 소매치기 일당이었습니다.

[경찰 : 소매치기 사건으로 긴급체포하겠습니다. 통역을 불러드릴게요. 통역을…]

[앵커]

이들은 일단 범죄혐의를 부인했지만, SNS를 통해 사전에 범행을 모의한 정황이 드러났죠?

[기자]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쇼핑과 여행을 하러 한국에 온 것"이라며 범행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미 한국에 오기 2주전 역할 분담을 하고 SNS에서 "한국에 훔칠 건 많다" 는 등 범행을 모의한 뒤 지난 1일 입국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기자]

얼마 전 도시락 있슈에서 지하철 취객을 상대로 부축하는 척 하면서 돈을 빼가는 범죄에 대해 전해드렸었는데요, 이번 사건처럼 붐비는 지하철에서 순식간에 소매치기를 당하는 것은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기자]

지하철 내 소매치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방은 옆이나 뒤로 메지 말고 앞으로 메고 탑승해야 합니다. 또, 잠금장치가 없는 가방은 피하는 게 좋겠고요, 주변에 이상행동을 하는 사람들, 유심히 잘 살펴봐야합니다.

[앵커]

지하철 소매치기뿐만 아니라 카페에서도 조심할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카페 테이블에 지갑, 휴대폰 다 올려놓고 주문하러 가기도 하잖아요. 외국인들이 "와 놀라운 치안 수준이다"고 극찬하고요. 그런데 이게 옛말이 됐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서울의 한 카페에서 노트북을 도난당한 남성이 "절도범을 1년 넘게 잡지 못했다"며 CCTV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한 여성이 카페 안을 서성거리더니 자리에 앉습니다. 바로 옆 테이블에는 A씨가 두고 간 것으로 보이는 음료와 노트북 가방이 놓여 있는데요, 이 여성은 뚜껑을 따서 뭔가를 마시더니 옆자리에 있는 가방을 쳐다봤습니다. 이후 1분 넘게 주변을 살피던 여성은 노트북 가방을 자연스럽게 들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기자]

굉장히 자연스럽게 들고 나가서 놀라웠습니다. 이 영상까지 경찰이 확인했지만 아직 범인을 못잡았다고요?

[기자]

사건이 일어난 곳, 서울 강남의 한 카페인데요. 일단 이 여성의 결제 내역이 없었고요, "여성이 마시고 두고 간 음료 병은 소화제였는데 이는 경찰에서 확인하겠다고 가져갔습니다. 하지만 몇 개월이 지난 뒤 결국 미종결 사건으로 처리됐다고 합니다.

피해 남성은 "카페라고 안전하지 않다. 노트북을 두고 나온 자신의 책임도 있지만, 노트북을 못 찾았다는 것보다 범인을 처벌하지 못하고 끝난 게 억울하다"고 호소했습니다.

[앵커]

카페 테이블에 물건 두고 자리 비우는게 이제 불안해진 세상이군요. 내 물건을 잘 간수해야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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