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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없어 텐트 가보니"…'침묵의 살인자' 질식사고 주의보

입력 2023-11-13 10:11 수정 2023-11-1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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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날이 갑자기 추워지는 이맘 때 쯤 특히 조심해야하는 사고가 있습니다.

바로 캠핑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지는 질식사고인데요, 올해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바로 어제(12일)입니다. 낮 12시 30분쯤 충북 영동군의 한 캠핑장 텐트안에서 할아버니, 할머니 그리고 3살된 손자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텐트 안에선 숯불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고 유서나 타살 흔적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캠핑장 관계자는 "나갈 시간이 됐는데 아무 소식이 없어 가보니 사람들이 텐트 안에 쓰러져 있었다"며 119에 신고했습니다.

이틀 전 주말에도 경기도 여주에서 캠핑을 하던 50대 부부가 화로를 피운 텐트 안에서 사망했습니다.

[앵커]

앞서 조부모와 손자가 잤던 텐트에서 숯불을 피운 흔적이 발견됐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날이 춥다 보니까 텐트 안에서 난방을 하다가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되죠?

[기자]

그렇습니다. 일산화탄소로 인한 질식사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일산화탄소는 냄새와 색깔이 없어서 알아채기가 어렵고 적은 양으로도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줄 수 있어서 '침묵의 살인자'로 불립니다. 얼마나 위험한 지 과거 JTBC 취재진이 실험을 한 영상 보여드리겠습니다.

숯을 피운 화로를 텐트 안에 넣습니다. 문을 닫은 지 15초 만에 경보기가 울립니다.
두통을 일으키는 수준인 300ppm 농도의 일산화탄소가 생긴 겁니다.

3분이 지나자 3000ppm을 훌쩍 넘깁니다. 잠든 상태에선 30분 만에 숨질 수 있는 수치입니다.

[앵커]

환기가 중요할 것 같은데 날이 너무 춥다보니까 이게 쉽지가 않은데요, 그런데 이렇게 불을 피우는 것 뿐만 아니라 히터만 사용해도 위험할 수 있다고요?

[기자]

네, 불길이 보이지 않는 히터는 그나마 괜찮겠지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시동을 켜지 않아도 되는 무시동히터를 작동시켜봤습니다. 일산화탄소를 조금씩 내뿜더니 10분이 흐르자 산소농도가 안전 한계인 18% 밑으로 떨어집니다. 결국 현장에선 산소가 부족해지면서 질식사고로 인한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산소로 인해서 뇌마비나 근육마비 등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그런데, 추운 날씨에 캠핑을 하려면 결국 어떻게든 난방을 해야할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겨울철 텐트 안이 추울 땐 질식사고를 대비해 침낭이나 핫팩을 이용하면 좋고요, 난방기구를 사용해야 한다면 일산화탄소 경보기를 준비해야 사고를 피할 수 있습니다. 또, 자주 환기를 하더라도 자기도 모르게 중독 우려가 있기 때문에 항상 개방된 조건을 갖추는 게 좋습니다. 즉, 환기를 아무리 자주하더라도 위험할 수 있으니 밀폐된 곳이라면 아예 불을 피우거나 히터를 켜는 건 하지 말아야합니다.

[앵커]

전국의 야영장 수가 꾸준히 증가해 3천 600개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캠핑 인구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100만명 넘게 급증해 '캠핑족' 500만명 시대를 맞고 있는데요, 이렇게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안전사고 또한 크게 늘고 있습니다..'일산화탄소 중독' 사고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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