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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암표, 두배 주겠다고 하자 "집 가서 TV나 봐"

입력 2023-11-10 10:16

넘치는 되팔이…'매크로' 이용한 싹쓸이 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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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치는 되팔이…'매크로' 이용한 싹쓸이 의심

[기자]

암표상들이 대목으로 여기는 게 야구팬들의 잔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입니다. 오늘(10일) 3차전을 앞두고 있죠. 올해도 수십만 원짜리 암표 장사가 기승을 부리면서 팬들의 열정이 실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틀 전, 한국시리즈가 열리는 잠실 야구장 앞입니다. 경기 시작까지 2시간 넘게 남았지만 벌써 팬들로 북적입니다. 매표소엔 '전석 매진' 안내가 붙었습니다. 표는 예매 사이트에서 순식간에 다 팔렸습니다.

[지예은/서울 반포동 : 이틀 연속으로 했는데 (대기 인원이) 7만(명)대고, 한 번은 14만(명)대도 나오고.]

[앵커]

한국시리즈 입장권 구하기 어려운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죠. 그런데 야구팬들이 의심스러워하는 부분이, 매진과 동시에 '되파는 표'가 바로 나온다는 점이죠?

[기자]

그렇습니다. 순수한 팬들만 입장권을 구매하는 게 아니라 중간에 암표상이 끼어서 한꺼번에 표를 샀다가 되팔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암표 당연히 엄청난 웃돈이 붙습니다. 한 야구팬 이야기 들어보시죠.

[홍승표/서울 공릉동 : 한 장에 150만원도 봤어요, 테이블석. 심한 건 10배도 붙는다고 봐야죠.]

[앵커]

암표상이 기존 가격보다 10배 넘게 비싸게 판다는 건데, 이렇게 온라인뿐만 아니라 현장에서도 암표상들이 기승을 부리잖아요?

[기자]

이틀 전 한국시리즈 2차전이 열렸던 당시에도 JTBC 취재진이 현장을 직접 가봤습니다. 암표상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상황 들어보시죠.

[세 명이면 아무리 조금 줘도 50만원은 줘야 돼.]

[가격을 얘기해야지 맞춰주지. 본인은 얼마를 예상하나 그걸 얘기하라 이거지.]

이건 너무 심하다 싶어서 정가의 두 배를 쳐주겠다고 하니 암표상이 오히려 화를 냅니다.

[아 빨리 가. 집에 가서 TV나 봐. 외야석도 십몇만 원이야, 3만원짜리도.]

[앵커]

외야석 원래 가격이 3만 원인데, 암표로는 십만 원 이상 받는다는 거잖아요? 집에 가서 TV나 보라고 암표상이 핀잔주는 것도 참 웃기네요.

[기자]

그런데, 암표상들은 어떻게 저렇게 표를 미리 확보할 수 있는 거죠?

[기자]

야구팬들 사이에서 여러 추측이 나오는데, 가장 유력한 건 암표상들이 자동 입력 프로그램, 이른바 '매크로'를 이용하는 것으로 의심됩니다. '매크로'는 특정 작업을 자동으로 계속 반복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자동으로 구매 작업을 반복하는 거라 사람이 직접 사는 것보다 빠를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가수 성시경 씨도 온라인에서 자신의 연말 콘서트 표를 3배가 비싸게 팔려는 암표상을 직접 적발해 냈죠. 암표를 팔다 적발되면 경범죄 처벌법에 따라 20만 원 이하 벌금 등 처벌을 받지만, 약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옵니다. 내년 3월부터 매크로를 이용한 부정 판매를 처벌하도록 공연법을 고쳤지만, '스포츠 경기' 예매는 빠져 있어서 이것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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