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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만원에 팔았는데 '60억짜리'…소송전 휩싸인 가면, 뭐길래

입력 2023-11-03 10:32 수정 2023-11-03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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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유럽에선 아프리카 가면을 둘러싸고 소송전이 벌어졌습니다.

21만원에 판 가면이 경매에서 60억원에 낙찰됐기 때문입니다.

19세기 중앙아프리카 국가 가봉의 팡족이 나무로 만든 가면입니다. 전 세계에서 12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그 형태가 매우 독특해 과거 피카소와 모딜리아니 등 거장 화가들에게도 영감을 줬던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한 전문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그림보다 더 희귀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뭔가 신비로운 느낌도 들고, 선해보이는 인상이라서 왠지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기자]

저도 왠지 마음이 숙연해지는데요, 그런데 이 가면의 소유권을 두고는 굉장히 시끄러운 상황입니다. 현지시간 1일 영국 가디언과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가르주에 사는 80대 부부는 별장 다락방을 정리하다가 먼지를 뒤집어쓴 오래된 가면을 발견했습니다.

부부는 이 가면을 포함해 몇 가지 물건을 중고품 상인에게 팔았습니다. 가격은 150유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21만원이었습니다.

[앵커]

여기서 영화같은 일이 벌어진건데, 이 가면이 프랑스에서 경매로 420만 유로, 우리돈으로 약 60억원에 낙찰된거잖아요? 이게 몇 배 차입니까?

[기자]

이 가면, 20세기 초 식민지 시대 아프리카에서 총독이었던 남편의 할아버지가 가져온 물건이었습니다. 부부는 진가를 알았다면 21만원에 팔지 않았을 것이라며 중고품상인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치열한 공방이 이뤄졌고 다음달 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는데 변수가 생겼다고요?

[기자]

소송전에 아프리카 가봉 정부가 뛰어든겁니다. '식민지 시대에 도난당한 물건이니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한건데요, 가봉 정부는 반환과 관련한 별도 판단이 나올 때까지 이 소송의 판결을 연기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80대 부부는 헐값에 판 가면을 다시 돌려달라고 했고, 중고상인은 자신도 살 때는 가치를 잘 몰랐다고 주장한거고요, 여기에 가봉정부까지 나서서 소유권을 주장하고 있군요.

[기자]

현재로선 가봉정부로 돌아갈 가능성은 높지 않은데요, 프랑스 매체 RFI는 "프랑스와 다른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약탈한 문화재를 반환하라는 압력이 세지고 있지만, 반환된 문화재 대부분은 공공 소장품들"이라며 "개인이 소장한 경우 불법 취득이 입증되지 않는 한 반환을 강제할 수는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앵커]

약탈한 문화재라도 이게 공공이 소장하고 있는지,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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