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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갔다 기겁…러브버그 이어 목격담 쏟아지는 '이 벌레'

입력 2023-10-24 10:21 수정 2023-10-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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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올가을 송충이처럼 생긴 벌레가 한강공원 등 서울 도심 곳곳에 출몰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 벌레의 정체가 밝혀졌는데요. 생김새가 비슷해 흔히 송충이로 오해받는 이 벌레는 '미국흰불나방의 유충'입니다.

가늘고 길다란 모습에 흰 털이 나 있는 모습이 송충이와 꽤 닮았는데요. 몸길이는 3cm 가량 됩니다. 한강공원에서 송충이처럼 생긴 벌레를 목격했다는 글이 최근 누리꾼 사이에 자주 오르고 있는데요.

"피크닉을 하는데 하늘에서 송충이가 비처럼 내려온다" "한강 산책로에 송충이 투성이다" "캠핑장에 송충이 포화상태다" 등의 내용이 올라왔습니다.

[앵커] 

지난해부터 '러브버그'가 나타나서 우리를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미국서 넘어온 나방의 유충이라고요?

[기자]

네, 그런데 러브버그는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익충이거든요. 반면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활엽수 잎을 갉아 먹으며 주로 도심의 가로수나 농경지 과수목 등에 피해를 주는 해충입니다. 오히려 더 나쁜 거죠. 미국흰불나방 유충은 평균적으로 암컷 한 마리당 알 600개 정도를 낳고 죽습니다. 올해 개체수가 많이 나온 만큼 알 개수도 늘어나 내년에도 평년에 비해 유충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얼마나 심했으면 산림청이 '발생 예보 단계'를 '경계' 단계로 상향 조정했다고요?

[기자]

산림청은 지난 8월 말 "전국적으로 미국흰불나방의 밀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발생 예보 단계를 1단계 '관심'에서 3단계 '경계'로 올렸습니다. 3단계로 올린 건 미국흰불나방이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추정되는 1958년 이후 처음입니다.

[기자]

저도 아이들과 공원에 나갔다가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올해 왜 이렇게 개체수가 늘어난 건가요?

[기자]

산림청 조사 결과 미국흰불나방 유충으로 인한 피해율이 지난해 12%에서 올해 28%로 배 이상 증가했는데요. 국립산림과학원은 "개체수가 늘어난 것을 이상기후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지만, 올해의 경우 가을철 온도가 예년보다 1~2도 올라가는 등 고온다습한 날씨가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징그럽고 우리에게 해를 끼치는 벌레인데, 이 벌레 퍼지는 걸 막는 게 쉽지 않다고요?

[기자]

미국흰불나방의 유충은 활엽수 잎을 갉아 먹으며 가로수와 농경지 과수목 등에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바닥이나 도로 등에 떨어지면서 시민들에게도 불편을 주고 있는데요. 하지만 도심 공원에서 방제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강공원의 경우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보니 살충제 같은 화학약품을 사용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나뭇가지 등을 치거나 물을 세게 분사시켜서 땅으로 떨어뜨려 제거하는 방법을 쓰는데요. 이 때문에 완벽히 제거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앵커]

일단 해를 끼치는 해충인 데다 내년에도 많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걱정도 됩니다. 송충이가 아니었군요. 미국흰불나방의 유충입니다, 여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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