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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힘겨루기' 전통? 학대?…"대회 폐지해야" vs "무형문화재 등록"

입력 2023-10-22 18:39 수정 2023-10-22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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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통 놀이냐, 동물 학대냐? '소 힘겨루기' 대회를 놓고, 오랜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북 정읍시가 관련 예산을 배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동물단체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낸 반면, '소 힘겨루기' 협회 측은 무형문화재 지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입니다.

조익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커다란 황소 두 마리가 모래판 위에서 머리를 맞댑니다.

뿔을 부딛히며 힘을 겨룹니다.

싸움에 진 소가 꽁무니를 빼면, 승부가 가려집니다.

[소들 잘 싸우죠? {네.}]

코로나 19로 지난 4년 동안 잠시 중단됐던 '소 힘겨루기 대회'입니다.

동물학대 논란에 '소싸움 대회'에서 이름을 바꿨습니다.

뿔을 뾰족하게 다듬는 행위를 금지하고 수의사도 배치했습니다.

[최지웅/충북 보은군 보은읍 : 잔인하거나 그런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재밌게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경기 중 생기는 상처까지 막을 순 없었습니다.

[박경준/대전 둔산동 : 되게 크고, (경기) 하면 (소들이) 되게 무섭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물단체들은 소들에게 싸움을 붙이는 것 자체가 동물학대라는 입장입니다.

[조현정/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 : 동물의 고통을 직관하면서 즐기고 내기하는 것 자체로 생명경시 풍조에 일조하는 것으로…]

반면, 대회 관계자들은 본능에 맡길 뿐이라고 맞섰습니다.

[최진호/경북 청도군 (소 주인) : 인위적으로 붙이는 게 아니고, 소가 안 하려고, 할 의사가 없으면 스스로, 보내줘요. 그냥.]

동물단체들이 경마는 왜 문제삼지 않느냐고 따져묻기도 했습니다.

[박성근/소 힘겨루기 협회 총괄본부장 : (경마에선) 강한 힘을 내라고 채찍을 가하고 있습니다. 그런 곳에는 (동물단체가) 피켓 한번 들지도 못하고…]

[권대선/전북 정읍 녹색당위원장 : 말은 달리는 게 본능인 거잖아요. 소는 싸우는 게 본능은 아니잖아요.]

학대 논란 속에도 '소 힘겨루기' 대회는 전국 11개 지자체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전북 정읍시가 내년도 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북 정읍시 관계자 : 내년도 예산이 편성이 안 돼 있고요. (대회) 폐지냐, 폐지 아니냐 거기까지 확정된 건 없는데요.]

위기감을 느낀 협회 측은 전통 민속놀이인 만큼 아예 '무형문화재' 등록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황원복/소 힘겨루기 협회 진행부장 : 일본, 중국은 이미 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돼서, 민속 경기로서 관광객들한테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을…]

다만, 해결책이 될 지는 의문입니다.

최근 일본에서도 소싸움의 동물학대 문제가 논란이 됐습니다.

무형문화재에도 물음표를 달기 시작한 겁니다.

동물이 '놀이'의 대상인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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