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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장들의 키즈' 김성식 감독, '천박사'로 이룬 입봉의 꿈

입력 2023-10-16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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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장들의 키즈' 김성식 감독, '천박사'로 이룬 입봉의 꿈

"봉준호 감독님은 엄마 같고, 박찬욱 감독님은 아빠 같아요."

'거장들의 키즈' 김성식 감독이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로 데뷔작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기생충', '헤어질 결심'의 조감독 출신인 김성식 감독은 봉준호, 박찬욱 감독 뿐 아니라 장준환, 연상호 감독 등과 작업하며 10여년간 업력을 키워왔다. 애니메이터로 시작해 연출부에 입성하기까지, 영화에 대한 애정 하나로 버티고 또 버텼다.

자신이 쓴 시나리오를 들고 고향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와, 용감하게 봉준호 감독에게 작품을 건넸다는 김성식 감독. 당시 '창작물은 함부로 주는 거 아니다'라는 진심 어린 봉준호 감독의 조언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고 밝혔다.

물론 이 작품으로 데뷔하진 못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연출부에 입성, 꿈이었던 영화계에 입문하게 된 것. 웹툰 '빙의'가 원작인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작품의 특성상 애니메이터 출신인 김성식 감독에게는 안성맞춤의 작품이었다.

지극히 대중적인 오락영화로 추석 극장가에서 큰 사랑을 받았고, 작품을 보고나면 봉준호, 박찬욱 감독의 느낌보다는 김성식 감독의 길을 개척했음을 알 수 있다. 여전히 애니메이션에 대한 애정도 크고, 하고 싶은 작품도 많다는 당찬 신인감독의 다음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인터뷰] '거장들의 키즈' 김성식 감독, '천박사'로 이룬 입봉의 꿈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은 어떻게 만나게 된 작품인가.
"'헤어질 결심' 끝내고 제작사 외유내강 부사장님이 제안해 주셨다. 그간 애니메이터로 VFX를 많이 했다. 그러다가 연출팀 넘어왔는데 당시 '빙의'란 시나리오를 먼저 주셨다. 웹툰도 원작이고, 만화적인 요소와 CG적인 요소에 매력을 느꼈다. 데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했다."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만의 매력은 무엇이었나.
"천박사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시큰둥 하면서도 진지하면서 웃겼다가 이런 모습이 좋았다. 원작에서는 거의 모티브만 따왔다. 3~4년 동안 개발한 작품에서 추가된 건 내가 애니메이터다 보니까 사슬, 생령 등 비주얼적인 요소들이다."

-강동원의 화보집 같다는 말이 많다. 영화의 처음과 끝도 강동원의 클로즈업샷으로 끝난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강동원 선배라서 그런 거 같다. 얼굴이 참 좋은 배우다. 작업할 때 집이나 작업실이나 다 배우들의 사진을 붙여 놓는 편이다. 봉준호 감독님 방식이다. 나도 그러다 보니까 어느새 강동원 배우의 얼굴에 익숙해졌던 거 같다. '어느 각도가 좋고, 이런 장면 써야겠다' 설계하면서 했던 듯 하다. 얼굴 양쪽이 달라서 더 매력적이다."

-봉준호, 박찬욱 감독 키즈로 먼저 존재감을 알렸는데.
"인터뷰에서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 아무런 인맥이 없는데 영화 일을 하고 싶었다. '설국열차' 만화를 알고 있었다. 그걸 가지고 시나리오를 썼다. 봉 감독님께 보여드리고 싶어서 고향이 울산인데 첫 차를 타고 올라와 감독님의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했다. GV가 마치고 찾아가서 드렸는데 '창작물 함부로 주면 안된다' 하셨던 게 여전히 기억 난다. 이후에 조감독님에게 연락이 왔다. '연출부 할 수 있겠냐, 영어를 해야한다'고 해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그렇게 연출부 생활을 시작하게 됐고, '화이', '해무' 등을 했다. 그 인연으로 '기생충',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됐고 데뷔까지 오게 됐다. 봉준호 감독님의 '살인의 추억' 보면서 컸던 세대인데 신기하다. 이런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성식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동휘, 이솜, 박소이, 김종수, 허준호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성식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동휘, 이솜, 박소이, 김종수, 허준호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두 거장의 스타일은 어떤 특징이 있나.
"봉 감독님은 연출할 때 너무 디테일하셔서 힘들었다. 요구하는 레벨이 높다 보니까 답은 있는데 답을 찾기가 힘들었다. 덕분에 현장에서 디테일한 걸 많이 배웠다. 봉 감독님은 카메라 앞에 모니터를 두신다. 소통하면서 하신다. 현장에서의 유연함을 많이 배운 거 같다. 인간적으로 배려심이나 이런 것도 배웠다. 박 감독님은 감독들의 감독이지 않나. 그러다 보니까 품위가 대단하시다. 위스키도 덕분에 처음 마셔보고, 고전들에 대한 음미도 하신다. 영화의 품위를 배우게 됐고 존경한다. 농담도 많이 하시는데 농담도 재밌으시다."

-본인은 어느 감독을 더 닮았나, 혹은 어떤 스타일과 더 맞는 거 같나.
"어려운 질문이다(웃음). 엄마는 봉준호 감독님, 아빠는 박찬욱 감독님 같다. 사실 어떤 한 분을 고르기 힘들다. 두 분 뿐만 아니라 장준환 감독도 있고 연상호 감독님도 있다. 연상호 감독님은 번뜩이는 순간적인 기발함이 대단하다. 장준환 감독님 같은 경우엔 순수하시다. 영화를, 그리고 작품을 진심으로 대하는 순수성을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보는 사람들은 나에 대해 박찬욱, 연상호 감독님과 많이 닮았다고 하긴 한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 작품 활동도 이어가고 있는데 애니메이션에 대한 향후 계획이 있나.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물론 애니메이션도 해보고 싶다. 봉감독님도 하고 계시고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계시지 않나. 앞으로 여러 다양한 작품이나 세계관을 보여주고 싶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성식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동휘, 이솜, 박소이, 김종수, 허준호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김성식 감독과 배우 강동원, 이동휘, 이솜, 박소이, 김종수, 허준호가 참석했다. 박세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ewa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타이틀롤을 맡은 강동원에 대한 애정이 대단하던데.
"동원 선배님을 처음 봤을 땐 놀랐던 잔상은, '화이' 현장에서 스크립터 하고 있을 때다. 후광 나는 분이 걸어오셨다. 아우라가 대단했다. 천박사 역할을 누가 하면 좋을까 생각했을 때 무조건 강동원이었다. 강동원 배우가 안했으면 데뷔를 포기하고 다시 조감독을 할 생각이었다. 그 정도로 확신했다."

-촬영 후에도 확신이 계속됐나.
"강동원 배우는 동공과 피부결까지 아름답더라. 내 그릇이 작아서 위대한 피사체를 담지 못해 아쉽다."

-함께한 배우 강동원은 어떤 사람이었나.
"지원을 많이 해주시고 배려를 해주셨다. 연출부 데리고 밥도 많이 사주시고 좋았다. 특히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현장 분위기도 잘 잡아주시고 간식도 서울에서 공수해오시고 행복한 촬영이었다."

[인터뷰] '거장들의 키즈' 김성식 감독, '천박사'로 이룬 입봉의 꿈
-박정민, 지수의 특별출연도 화제였다.
"박정민 배우와는 '헤어질 결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같이 했다. 때문에 데뷔작에 꼭 함께 하고 싶었다. 선녀무당 역할을 너무 임팩트 있게 잘해줬다. 선녀 역할도 필요했는데 평소에 블랙핑크 노래도 많이 듣고 팬심이 있었다. 선녀 역할에 딱이라 생각했는데 스케줄도 마침 맞았다. 영화도 재밌게 즐겨주셔서 감사했다. 진짜 선녀 같은 느낌이었다. 지수씨도 좋은 배우가 될 거 같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배우인 듯 하다."

-빌런 역의 허준호부터 아역 박소이까지, 연기 구멍 없는 열연이었다.
"허준호 선배님은 영화 속에서는 엄청 세게 나오지만 실제로는 정신적으로도 그렇고 좋은 이야기 많이 해주셨다. 액션도 몸사리지 않고 멋지게 해내셨다. 출연에 대해 고민이 많으셨는데 가족들이 무조건 하라고 했다고 하더라. 너무 감사하다. 소이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같이 했었다. 원래 유민 역할은 남자 아이 역할이었다. 그런데 소이가 해야해서 여자로 바꿨다. 처음 빙의되는 신에서 '넌 어른이 됐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이야기해 줬는데 찰떡같이 알아듣고 해내더라."

-데뷔작으로 듣고 싶은 반응은.
"CG가 생소하실 거다. 이 낯섦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이런 느낌의 작품들이 디벨롭 되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저변을 넓히고 싶은 마음이 있다. 물론 리뷰들을 보면서 반성해야겠다는 부분도 있고 내가 디테일을 놓친게 있구나 싶지만, 많이 보고 배운다. 오답노트처럼 잘 적어놓고 있다."

-리뷰에 대해 상처 받는 편인가.
"상처는 안받고, 죄송하다 생각한다. 더 잘하지 못함에 대한 후회가 있다. 다시 이 부분은 보완해야겠다 싶기도 하다."

-시즌2를 한다면 어떤 구성을 하고 싶나.
"칠성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싶다. 설경을 펼쳐서 그 안에 있는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한국 무속 신앙에 대해 제대로 다뤄보고 싶다."

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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