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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입력 2023-10-09 14:00 수정 2023-10-09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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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SLL이 한일 콘텐트의 협업을 공식 선언했다. 서로의 강점을 더해 글로벌 히트작을 탄생시키겠다는 포부다.

9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 콘텐트&필름 마켓-한·미·일 콘텐트 제작 환경과 글로벌 시장 전략'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1부에는 최재원 앤솔로지 스튜디오 대표를 비롯해 앤소니 심 감독, 데이비드 플린, 송순호 앤솔로지 스튜디오 프로듀서가 참석해 한미 콘텐트 협업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오퍼링', 'D-1', '더홀' 등 한국과 미국의 협업으로 탄생할 작품 라인업을 공개하고 계획을 설명했다. 이어 2부에서는 정경문 SLL 대표를 비롯해 일본의 카네코 아리사 작가, 코우 아키 프로듀서가 참석해 한국과 일본의 콘텐트 협업에 대해 언급했다.

[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SLL은 콘텐트 기획 및 개발, 제작, 투자, 배급까지 콘텐트 사업의 모든 가치사슬을 어우르는 완성형 스튜디오다. JTBC '재벌집 막내아들', '닥터 차정숙', 넷플릭스 'D.P.' 시리즈, 디즈니+ '카지노', 넷플릭스 '수리남', 영화 '범죄도시' 시리즈, '콘크리트 유토피아', 웹예능 '워크맨' 등을 흥행시키며, 분야와 플랫폼을 막론하고 K콘텐트의 중심에 섰다. 이날 정경문 대표는 "비전은 거창하고 (SLL의) 방향은 설명할 수 있다. 일본의 창작자와 함께하고 싶어하는 게 무엇이냐는 건데, 일본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고 운을 뗐다.

이어 "K드라마가 아니라 일본 드라마"라고 강조하며 "일본의 창작자와 함께해서 그걸로 글로벌 히트작을 만들고 싶은 게 우리의 방향이다. 10여년 전에만 해도 한일 공동제작은 있었다. 그 때와 지금이 다른 게 당시에는 한국과 일본 배우가 출연하는 기획성, 단발성에 그쳤다. 우리가 이제 추구하는 건 K드라마의 두번째 성장을 위해서 방향을 잡는 거기 때문에 기존의 사업구조와 다른 거 같다"고 말했다.

또 "K드라마의 두번째 성장이란, K드라마가 최근 10년 사이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글로벌로도 많은 환영을 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처럼 지속적으로 좋은 작품이 나와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무빙'도 마찬가지다. 한국 드라마의 라이센스 판매 영역을 넓히는 것도 중요한데, 이것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고 부족하다. 주요 창작 기지가 될 수 있는 지역들에서 현지와 로컬화 하는 콘텐트를 만들어서 그걸로 글로벌로 환영받을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드는 게 우선이다"이라고 이야기했다.

SLL이 문을 두드린 건 일본 콘텐트 시장이다. 정경문 대표는 "일본은 아직도 크리에이티브 면에서 글로벌 탑 수준이다. 애니메이션은 특히 그렇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다르다. 물론 일본 드라마가 10년 전에는 한국 드라마보다 아시아에서 더 환영 받았다. 지금은 일본 내수 시장에 그치고 있고, 그렇게 될수밖에 없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더라. 그 크리에이티브성을 활용해서 보다 글로벌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본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넷플릭스에서 큰 영향력을 뽐냈던 '펜딩 트레인'의 카네코 아리사 작가와 일본 내에서 드라마와 영화 모두 흥행을 거둔 '오늘부터 우리는!!' 코우 아키 프로듀서와 손을 잡았다. 이들 역시 한국와의 협업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카네코 아리사는 "일본은 마켓 시장이 좁아서 다양한 걸 해야한다. 지금은 로코를 집필하고 있다. 앞으로 경계선이 없어지고 글로벌 시장이 열렸을 때 더 재밌고, 일본만이 할 수 있는 게 요구될 거다. 그런 지점을 지향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국내 팬들에 대해선 "(인기가) 정말인가요?"라고 되물으며 "작품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 이 말을 스태프나 배우들이 들으면 울거다. 이 고마운 마음을 일본에 가져가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과거에만 해도 음반 산업은 물론 영화, 드라마 등 일본이 한국보다 우위에서 아시아 콘텐트 시장을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그 사이 한국의 K콘텐트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며 상황이 역전됐다. 가장 큰 건 환경적인 요소다. 제작비의 규모부터 다르다고. 하지만 일본 콘텐트는 최근만 해도 '스즈메의 문단속', '더 퍼스트 슬램덩크' 등으로 알 수 있듯 자신들만의 강한 무기를 지니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를 SLL이 주목하고 손을 내민 것.

[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이어 카네코 아리사 작가는 "일본 드라마 상황은 그 사이 플랫폼이 많이 늘었다. 다시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정말 많이 늘어났다. 일본 드라마의 현재 상황만 보면, 뛰어난 드라마도 많이 있지만 너무 많이 양상되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예전의 한국 상황과 비슷할지 모르겠다. 혼돈의 상황이다. 그 안에서 도태되고 재밌는 것들이 점점 더 상승효과를 내지 않을까 싶다. 보다 다양한 시도를 통해 재밌는 콘텐트를 만들고 싶다. SLL과도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고 다양한 필드가 있구나 싶었다. 크리에이터들에게 열려야 하는 문, 길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항로로서 경계가 없어지고 함께 재밌는 콘텐트를 만들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뒤를 이어갈 크리에이터를 위해서라도"라고 진심 어린 마음을 전했다.

코우 아키 프로듀서 역시 한일의 협업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그는 "SLL과 공동 협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분기점이 됐다. SLL이 내걸고 있는, '우리는 스토리로 만들어내는 회사'라는 점에 공감했다. 드라마는 작가의 대본이 있어서 출발한다. 좋은 작품들도 재밌는 대본이 바탕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경우에도 '너의 이름은'에서 점점 더 발전해 '스즈메의 문단속'까지 이어졌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괴물'은 다른 작가와 협업을 통해 없었던 다양성이 추가됐다고 생각한다. 스토리텔링을 잘 만들 수 있는 힘있는 작가에게 관객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성을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나라마다 좀 다를텐데 한국은 한국문화에 준한 스토리의 힘, 엔터테인먼트성이 잘 매칭돼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일본 같으면 이게 분리돼 있다. 양쪽이 잘 섞여야 한다. SLL과 함께하면서 어떻게 잘 할수 있을까 배우고 싶다. SLL과 함께하면서 서로에 대한 과제가 보일 수 있을 거 같다. 서로가 윈윈의 관계가 되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28회 BIFF] SLL 정경문 대표 "글로벌 스튜디오 도약, 日작품 만든다"(종합)
일본 창작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정경문 대표는 "한국, 일본이 각각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로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일본은 회당 제작비가 한국과 비교했을 때 절반 이하, 심하게는 10분의 1 수준이기도 하다. 물론 투자한다고 작품이 좋아지는 건 아니지만, 표현하고 싶은 걸 다 표현할 때 지금보다 더 중요한 작품이 될 거라 생각한다. 조금이라도 더 좋아지지 않겠나. 지금보다 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위해 SLL이 그런 역할 하려고 한다"고 책임감과 사명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가 일본에 가서 일본의 제작 작업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첫 질문이 '왜 오느냐', 두번째가 '누가 오느냐'다. 상당한 오해다. 한국 크리에이터가 가서 일본 드라마 한다고 생각하더라. 그 때마다 '한국에서 창작자는 아무도 안온다'고 설명한다. 그러면 또 '무슨 차이냐'라는 질문이 뒤따른다"라며 "한국과 일본의 드라마 시장이 지금은 격차가 난다. 크리에이티브 능력 때문이 아니라 사업구조상 생긴 격차다. 그게 중요한 지점이다. 카네코 아리사 작가의 경우에 충분히 좋은 제작 환경이 제공되면 훨씬 좋은 작품이 될 거란 판단이다. 현재 일본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지상파 TV의 프라임 타임 작품 중에 해외 판매가 10%도 안된다. K드라마는 거의 모든 드라마가 해외 판매 되고 있다. 그렇게 점점 제작비가 늘어나면서 좋은 퀄리티 만들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정경문 대표는 많은 선택지 중 일본으로 향한 이유에 대해 더 큰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경문 대표는 "오늘 자리에서 일본 시장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글로벌 스튜디오로 도약하는 게 우리의 방향이다. 미국 시장 면에서는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다음은 일본이다. 물론 더 많은 영어, 스페인어권도 생각하고 있다"며 "한국 제작사가 일본 가서 드라마 만드는 게 결코 쉽지 않더라. 그럼에도 필요성을 느끼고 있고 응원 속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부산=김선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sunwoo@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JTBC엔터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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