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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살리고 떠난 28세 제주 청년 구경호 씨…버킷리스트엔 '장기기증'
입력 2023-09-25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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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28세 구경호 씨.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주도에 살던 20대 청년이 자신의 버킷리스트였던 장기기증을 통해 4명에게 소중한 새 생명을 선물하고 떠났습니다.
2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제주한라병원에서 28세 구경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네 생명을 살리고 숨졌습니다.
구씨는 지난달 7일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중 추락 사고를 당했습니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가 됐습니다.
슬픔에 잠겨 있던 구씨의 부모는 구씨의 버킷리스트에서 장기기증에 관한 내용이 적혀 있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아들의 소원을 들어주고자, 구씨의 부모는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구씨는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과 간장, 좌·우 신장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제주도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구씨는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자신의 사업을 차리는 꿈을 갖고 있었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착실히 저축하는 생활을 하며 평일에는 건설업을, 주말에는 어머니의 김밥집 일을 도왔습니다.
구씨의 어머니 강현숙 씨는 "아들이 떠나고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사실이 너무 슬플 것 같아 기증을 결심했다"며 "저도 아들과 같이 (장기를) 기증할 것이라고 웃으며 약속하고 왔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취재
김휘란 / 사회2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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